산업 산업일반

폭스바겐 전기차에 SK이노 배터리 탑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4 17:24

수정 2018.11.14 17:24

SK이노베이션 선택 배경.. 한 번 충전으로 500㎞ 주행, 폭스바겐 3세대 전기차 사활 선택의 기준은 결국 기술력
앞으로의 공급 계획..전기차 200만대분 추정돼 수주금액 40조원 확보한듯, 2022년부터 북미공장 공급
폭스바겐 전기차에 SK이노 배터리 탑재


SK이노베이션이 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에 차세대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공급한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의 계약 상대가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이른바 '3세대 전기차'를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폭스바겐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폭스바겐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 SK이노베이션을 선택했다는 것은 국내의 LG화학이나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그리고 중국 CATL 등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세계 선두권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글로벌 톱 5'로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SK이노를 왜 선택했나

폭스바겐그룹은 13일(현지시간) MEB(Modular Electric Drive)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생산을 위한 전략적 공급자로 국내 배터리 셀 제조업체 SK이노베이션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이날 "폭스바겐과 미국과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계약 조건에 대해선 "공급 물량, 가격 등 세부사항은 고객사(폭스바겐)와의 계약 내용에 따라 유동적"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폭스바겐이 밝힌 MEB는 오는 2021년 본격 출시되는 3세대 전기차의 전용 파워트레인을 말한다. 배터리 팩, 구동모터, 휠, 설계 등을 표준화해 보다 효율적으로 전기차를 양산해 내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배터리 팩 공간과 스펙을 정해놓기만 하면 다수의 2차전지 업체로부터 유사한 성능의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다. 2차전지 업체가 각형 전지나 파우치형 전지 중 어떤 것을 사용하든 성능과 용량만 충족한다면 폭스바겐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때문에 폭스바겐은 이미 국내 LG화학,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중국 CATL 등 4개 업체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다. 이 가운데 폭스바겐이 추가 업체를 선정한 건 '로드맵 E' 전략에 따라 오는 2025년까지 새 전기차 50종 출시를 위해 연간 150GWh 이상의 배터리 용량이 필요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시장 점유율이 앞서는 일본 AESC, 중국 BYD 대신 SK이노베이션을 택한 것은 기술력 측면을 고려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실제 이번 계약을 담당한 폭스바겐 구매담당 이사 스테판 소머 박사는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 CATL과 같이 급격히 성장하는 전기차에 장기적으로 셀을 공급하기 위한 강력한 파트너들을 찾았다"며 "시장의 수요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가능한 최상의 배터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SK이노 계약규모 120GW 추정

업계에선 이번 SK이노베이션의 계약규모를 전기차 200만대 분, 약 120GW로 추정한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수주 잔량은 300GW 수준으로 약 40조원에 이르는 수주액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숨에 국내 1위 업체인 LG화학(수주잔액 약 70~80조원)의 절반 수준까지 치고 올라간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계약에 따라 오는 2022년부터 폭스바겐 북미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들어갈 배터리를 생산한다. 현재 폭스바겐의 북미 지역 수요를 책임질 단독 공급사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셀 공장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3~4곳을 선정해 경제성을 검토 중이다. 또, 폭스바겐의 유럽물량 일부를 담당, 폭스바겐과 합작으로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의 목표는 2022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20GWh, 2025년엔 50GWh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 서산공장을 4.7GWh 규모로 키우기 위해 증설에 들어갔고, 중국 창저우(7.5GWh)와 헝가리 코마롬(7.5GWh)에 배터리 셀공장을 건설 중이다.

한편, 이번 계약 이후 일각에서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시장점유율이 1.4%에 불과했던 지난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2025년에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 30% 점유율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