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넷플릭스 공습에 긴장한 미디어업계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0 17:17

수정 2018.11.20 17:17

극장개봉 영화만 서비스 등 프랑스·이탈리아, 규제 도입
전세계 미디어 시장에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기존 업계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OTT 이용자들이 기존에 이용하던 미디어 서비스를 해지하거나, 오프라인에서 영상 콘텐츠를 보는 대신 OTT를 통해 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佛·伊, 넷플릭스 규제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현지 제작 영화가 넷플릭스나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같은 OTT 서비스에 출시되기 전에 먼저 극장에서 개봉되도록 하는 규제가 도입됐다.

프랑스는 더욱 강력하게 기존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극장에서 개봉된 영화만 주문형비디오(VOD)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자국에서 제작된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된 후 36개월이 지나야 넷플릭스 같은 OTT 등 주문형비디오(VOD)로 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도입한 것이다. 세계 3대 영화제인 프랑스 '칸 영화제'도 극장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극장에서 개봉된 영화만 후보작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탈리아는 자국에서 제작된 영화가 극장에서 먼저 상영된 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만 넷플릭스 등에서 주문형비디오(VOD) 형태로 서비스 되도록 규제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9월 열린 '베니스 영화제'에서 넷플릭스 제작영화인 '로마'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직후 나온 것이다. 그동안 넷플릭스 영화가 세계 주요 영화제에 출품된 적은 있었지만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니스 영화제 당시 '로마'는 일반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로마'는 지난 14일 넷플릭스에서, 21일 전세계 극장에서 개봉된다.

■넷플릭스, 국내 안방 공략

국내에서는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와 손을 잡고 인터넷TV(IPTV)를 통해 안방극장을 본격적으로 공략 중이다. 지난 16일부터 LG유플러스의 'U+tv'에서 넷플릭스의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넷플릭스 상품에 추가로 가입해야 하지만, 별도로 다른 기기를 TV와 연결하는 등 불편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편리하게 TV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넷플릭스의 국내 IPTV 시장 진출로 인해 기존 방송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한국방송협회는 지난 5월 성명을 통해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는 그동안 애써 구축한 국내 통신 인프라를 헐값에 내주고, 국내 콘텐츠 유통질서를 교란해 미디어 산업 생태계를 피폐하기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넷플릭스 등 새로운 플랫폼을 통한 미디어 시청 추세를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대표적인 문화산업인 미디어 콘텐츠 산업이 잠식 당하지 않도록 국내 미디어 시장의 규모를 키워 거대 자본과 맞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정민 전남대학교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국내 미디어 업계가 콘텐츠에 투자할 자본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이와 관련한 규제를 완화해주는 것이 시급하다"며 "콘텐츠 가격도 시장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간섭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