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반올림, 직업병 분쟁 11년 만에 '완전한 마침표' 찍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3 10:37

수정 2018.11.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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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에서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왼쪽부터), 김지형 조정위원장, 반올림 황상기 대표가 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에서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왼쪽부터), 김지형 조정위원장, 반올림 황상기 대표가 협약서에 서명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 직업병 분쟁이 11년 만에 완전한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은 23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을 열었다. 양측은 지난 1일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중재안을 모두 수용하기로 하고 향후 이행을 합의한 협약서에 서명했다. 삼성 백혈병 논란이 불거진지 11년 만에 완전 합의에 이른 것이다.


이날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반올림 피해자 앞에서 준비된 사과문을 낭독했다. 김 사장은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 받으셨는데 삼성전자는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고, 조속히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부족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그동안 반도체 및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장에서 건강위험에 대해 충분한 관리를 하지 못했다. 병으로 고통 받은 근로자와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삼성전자는 중재안에 따라 회사 홈페이지에도 사과문과 지원보상 안내문을 게재하고, 지원보상을 받은 반올림 피해자에게는 개별적으로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반올림 피해자 대표인 황상기씨(고 황유미씨 아버지)는"삼성전자 대표이사의 사과는 직업병 피해가족들에게 충분하지는 않지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향후 피해자의 지원보상업무를 위탁하기 위한 제3의 기관으로는 삼성전자와 반올림이 법무법인 지평으로 합의했다. 지평은 조정위원회 김지형 위원장이 속한 법무법인이다.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은 김지형 조정위원장이 맡는다.

삼성전자가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출연한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원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해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 건립, 산업재해 예방 사업에 사용하도록 했다.

삼성전자와 지평은 다음달 초께 피해자 지원보상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곧바로 지원보상 사무국을 개설하고 업무를 시작할 방침이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법과 제도의 현실적 한계 속에서 정부가 미처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단지 삼성과 반올림의 문제를 해결한 것 이상의 성과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수년전 삼성과 반올림 측에 중재 제안을 했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번 합의가 정치권에 중요한 숙제를 던졌다"면서 "산재 예방에 정치권의 책임이 큰 만큼 국회에서 노동안전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에서 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있다.<div id='ad_body3' class='mbad_bottom' ></div>
삼성전자 김기남 대표이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에서 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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