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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선제 구조조정 나선 GM 본사를 보라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7 17:21

수정 2018.11.27 17:21

전기·자율자동차에 초점.. 국내는 기득권벽에 갇혀
글로벌 자동차업계 리더인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GM은 27일 북미지역 5개 공장에 대해 가동을 중단하거나 임무를 바꾸고 근로자도 1만4000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구조조정 대상에는 디트로이트 햄트램크, 오하이오 로즈타운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역사적인 공장들이 포함됐다. 실적이 안좋은 해외 2곳도 가동을 중단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이후 최대 규모다.

GM의 구조조정은 자동차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배경이 2009년과는 다르다. 외부요인이 아닌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선제적으로 진행한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산업은 전기차나 자율주행차 등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고 GM은 그것에 적응해야 한다"고 했다. 목적도 사업재편에 초점을 맞췄다. GM은 구조조정으로 내년 말까지 60억달러(약 6조7000억원)를 절감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 종잣돈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엔 자국 공장에 메스를 들이대며 일자리 창출에 공을 들이는 트럼프정부의 비난까지 무릅썼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이번 GM의 구조조정을 글로벌 자동차산업 구조개편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정보통신 5세대(5G)를 기반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수소차, 전기차와 함께 자율자동차까지 등장하며 산업구조 자체가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이런 시대흐름 속에서 사업구조의 개편 없이 시장을 선도하기는커녕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국내 완성차업계는 이미 판매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올 들어 10월까지 국내와 해외 누적판매량이 각각 3.6%, 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10월엔 해외 판매가 마이너스다. 완성차업계의 부진은 부품업계 위기로 이어지며 자동차산업 전반에 경고음을 내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최저임금 과속과 주52시간 근무제 등 시장을 거스르는 정책을 쏟아내며 갈길 바쁜 기업에 태클을 건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 개선의 시범사업인 광주형 일자리와 한국GM의 구조조정은 기득권 노조에 발목 잡혀 옴짝달싹 못한다.
이러는 사이에 '메이드인 코리아'는 멍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내 8대 주력업종 중 조선만 빼고 3년 안에 경쟁상대국에 추월을 허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치권과 노동계는 이번 GM의 구조조정 의미를 되새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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