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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통업계, 가격 경쟁력 유지 위해 中 납품업체들 압박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29 11:20

수정 2018.11.29 11:20

美 소매업체들, 주문 줄이고 가격 인하 협상 
中 업체들, 유럽 등지 새로운 판로 개척 나서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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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미·중 관세 전쟁으로 초래된 가격 경쟁력 약화에 맞서 주문 감축, 가격 인하 협상, 납품 기간 단축 요구 등으로 중국 납품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월마트와 홈디포는 내년 1월 시행될 잠재적 가능성이 있는 관세율 인상 및 관세 적용 품목 확대에 대응해 일부 계획했던 구매를 앞당겼다. 월마트의 최고 재무책임자 브렛 브릭스는 인터뷰에서 관세의 영향을 받는 물품 리스트를 만들면서 납품업체들과 비용 인하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경쟁사들 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할 경우 관세 때문에 더 이상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일부 자사 브랜드 상품의 구입과 주문을 축소했다. 저가 상품 판매 체인인 달러 트리는 e메일 성명에서 납품업체들로부터 가격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주문을 취소하거나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타겟도 구체적 언급은 피한 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지렛대’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유통업체들의 이 같은 자구책 모색과 관련해 중국의 핸드백, 전구, 신발, 기타 제품 생산업체들은 압박을 느끼고 있으며 미국 이외 지역의 새로운 판로 개척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데이터에 의하면 미국이 지난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가방은 14억달러, 신발은 147억달러, 그리고 조명기구는 7억1100만달러에 달한다.

지난달 중국의 데이터는 수출 증가를 가리켰지만 제조업체들은 그것은 미국 업체들이 내년 1월 관세 인상을 앞두고 주문을 앞당긴 것이 일부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WSJ이 접촉한 중국의 납품업체들은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캠핑용 의자를 만드는 선샤인 레저 프로덕트는 가격을 최고 7% 내렸음에도 주문이 30% 감소했다. 테이블, 의자, 소파를 제작하는 홈가드 인터내셔널의 주문은 절반이나 줄었다. 중국 산둥성의 한 LED 장식용 전구 생산업체는 해마다 11월이면 결정되는 다음해 주문이 아직 유보 상태라고 전했다.


최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무역박람회엔 미국측 바이어들이 예년보다 적게 참가했으며 그로 인해 중국 납품업체들은 유럽에 대한 보다 공격적 마케팅 등 다른 수입원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유통업체들은 납품업체들로부터 가격 양보를 받아내지 못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비용 인상분을 떠넘기는 등의 방식으로 관세가 기업 마진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킬 것이라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강조한다.
유통업체들은 또 관세가 아직은 기업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관세율이 더 오르고 관세 부과 대상이 확대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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