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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fn 창간기획] 삼진어묵, 65년 외길 걸어온 어묵의 장인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2 17:13

수정 2018.12.02 17:55

‘어묵베이커리’ 신규 시장 개척
국내 장기적인 저성장 기조 등의 여파로 많은 부산 기업들이 어려운 경영환경에 처해 있다. 경기불황 속에서도 혁신적인 사고를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 등의 노력으로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취항 10년 만에 1300명이 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낸 국내 대표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과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에까지 진출해 '부산발 어묵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삼진어묵, 부산시장 점유율 60% 돌파로 옛 명성을 회복하며 '아름다운 소주회사'로 거듭난 대선주조의 '성공 신화'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2013년 12월 ‘어묵 베이커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한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
2013년 12월 ‘어묵 베이커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한 박용준 삼진어묵 대표.

지난 65년간 어묵외길을 걸어온 삼진어묵은 2013년 12월 '어묵베이커리'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성공신화'의 주인공이다.

삼진어묵은 2014년 5월 잠실 롯데백화점 지역특산품 초대전을 통해 팝업스토어 사상 최다 구매고객 수를 기록하며 식품업계에 화려하게 재등장했다. 이후 수도권은 물론 충청과 대전, 대구지역에 진출해 '부산발 어묵열풍'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2013년 매출액 82억원에 임직원 45명이었던 지방의 작은 중소기업은 최근 5년 가까운 기간 10배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과거 어묵은 피란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대표적인 단백질원이었다. 단순히 반찬, 길거리 간식으로만 인식됐던 어묵이 이제 간식용, 한끼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한 고급 영양식으로까지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이런 변화는 삼진어묵의 '축적된 시간'이 있기에 가능했다. 삼진어묵은 1953년 부산 영도구 봉래시장에서 시작했다. 박재덕 창업주가 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가 배운 어묵 제조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해 올해로 65년 동안 3대째 이어오고 있다.

부산어묵의 명맥을 이어오던 삼진어묵에서 국내 최초로 베이커리 형태의 어묵 판매점을 오픈했을 때 그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어묵에 콩, 단호박, 고구마, 연근, 파프리카, 치즈 등 다양한 재료를 섞어 만든 80여가지의 어묵을 내놨다. 그중에서도 어묵고로케가 가장 인기 제품이었다. 어묵 속에 새우, 카레, 불고기 등 다양한 소를 넣은 뒤 고로케처럼 튀겨낸 어묵고로케는 당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이색 먹거리'로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어묵 고급화의 긍정적인 결과는 명절선물세트 판매 성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묵에 장어, 전복, 문어 등 한국인의 대표 보양식 재료를 더하는 등 품격을 높이고 세련된 패키지를 입혀 선물세트를 구성했다. 그 결과 지난 추석 삼진어묵은 명절선물세트 판매량이 10만개를 돌파했다. 일년 전 추석보다 두 배 많은 수량이다.

이렇게 어묵에 대한 인식은 점점 바뀌어 가고 있다. 어묵이 프리미엄 명절선물세트로, 특급호텔 행사 만찬으로, 국제행사의 VIP간식으로 제공되는 음식으로까지 격상되고 있다.


고급화와 더불어 HMR(Home Meal Replacement·가정 간편식) 시장 흥행에 힘입어 어묵이 편의점까지 진출하며 시장의 저변도 확대되고 있다. 삼진어묵은 증가하고 있는 혼밥, 혼술족의 간편식에 대한 수요에 맞서 '삼진어묵주먹밥', '간편조리 어묵탕' 등 편의점용 상품도 내놓았다.
최근에는 다가오는 겨울에 대비해 편의점에 즉석 꼬치어묵을 공급하고 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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