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부산 경제, 콘텐츠로 활로 찾는다] ‘지스타’ 축제의 장 넘어… 게임산업 선도도시로 발돋움

권병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2 17:49

수정 2018.12.02 17:49

<1> 세계로 향하는 '부산 게임'
부산시, ‘지스타’ 영구 유치 선언
센텀지구에 1000억원 투입해 대규모 게임융복합타운 설립 예정
인프라 부족, 수도권과 격차 여전..부산글로벌게임센터 원스톱 지원
‘무한의 계단’ 등 인기 게임 탄생
부산 지역경제가 주력 산업인 제조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각종 경제지표가 곤두박질 치고 저성장은 고착화되고 있다. 어렵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부산 경제계를 중심으로 어떻게든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고민 끝에 찾은 열쇠는 '콘텐츠 산업'이다. 콘텐츠야말로 부산이 잘할 수 있는 분야다.
부산파이낸셜뉴스는 창간 6주년 기획으로 '부산 경제, 콘텐츠서 활로 찾는다'를 게재한다. 부산 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른 게임산업과 e스포츠, 웹툰 등 콘텐츠 산업을 통해 위기 반전은 물론 부산의 새로운 도약을 향한 부산시와 지역기업들의 열정과 가능성을 짚어본다.

부산글로벌게임센터가 게임을 지역 특화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가 게임업체의 창업·인큐베이팅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글로벌게임센터가 게임을 지역 특화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센터가 게임업체의 창업·인큐베이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올해의 지스타가 끝났다. 부산에서만 10주년을 맞은 지스타는 23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하며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같은 흥행에 힘입어 부산시는 지스타를 영구 유치하겠다고 선포했다. 시장까지 나서 1000억원을 들여 부산 게임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수도권과 대형 게임업체를 중심으로 한 게임산업의 편중 현상이 여전하지만 부산만의 강점을 내세워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게임산업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부산 게임산업, 수도권과 체급차 여전

부산 게임산업의 발전은 괄목할 만하다.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 개최뿐 아니라 'e스포츠 메카' '인디게임 육성 발상지' 등 산업과 일자리, 문화가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게임 선도도시로 성장을 꾀하고 있다.

부산지역 게임업체는 2009년 24개에서 지난 10월말 현재 110개사로 4.6배 급증했다. 연매출 총액도 2009년 129억원에서 2016년 1136억원으로 7년 새 7배나 늘었다. 게임업체 종사자는 2009년 242명에서 지난해 1048명으로 9년 새 4.3배 성장했다.

트리노드, 파크이에스엠 등 부산지역 게임개발사의 성장과 함께 마상소프트, 엠게임이엔티 등 지속적인 역외기업 유치가 부산 게임산업 규모를 확대하는 주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양적으로 성장했다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지난 4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6년 국내 게임시장 매출액 규모는 총 10조8945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86%가량은 수도권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부산지역 매출은 1100여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부산지역 게임업체 수도 95곳으로 전국의 3.5%에 불과하다.

[부산 경제, 콘텐츠로 활로 찾는다] ‘지스타’ 축제의 장 넘어… 게임산업 선도도시로 발돋움

[부산 경제, 콘텐츠로 활로 찾는다] ‘지스타’ 축제의 장 넘어… 게임산업 선도도시로 발돋움

[부산 경제, 콘텐츠로 활로 찾는다] ‘지스타’ 축제의 장 넘어… 게임산업 선도도시로 발돋움

■부산게임 산파 '부산글로벌게임센터'

아직 인프라 측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부산의 게임산업 육성에 대한 열정은 다른 지자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부산 게임산업 육성의 중심에는 지난 2015년 9월 문을 연 부산글로벌게임센터가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이곳은 게임업체에 입주공간을 제공하고 게임콘텐츠 개발과 마케팅, 글로벌 비즈니스를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지난 3년간 150개 관련 게임기업을 지원해 281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지원받은 기업들이 만들어낸 매출도 3년간 777억원에 달한다.

부산글로벌게임센터가 지원하고 있는 '무한의 계단' '파스텔 걸' '바나툰' '끝판 할배' 등 부산 지역 스타트업이 만든 게임은 올들어 구글플레이 게임부문 순위 상위권에 들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국내 우수 인디게임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사단법인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조직위원회와 함께 매년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BIC Festival)도 개최하고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의 이인숙 원장은 "부산글로벌게임센터는 지역 중소 게임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드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센터를 주축으로 부산 게임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산발 게임산업 다시 뛴다

부산은 향후 5년을 부산게임 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할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해운대구 센텀 1지구에 대규모 게임융복합타운을 조성한다.

위치는 현재 APEC 기후센터 주변에 비어 있는 땅 3000㎡가 유력하다. 부산시는 공영위탁개발로 사업을 진행,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게임융복합타운에는 e스포츠경기장, 게임전시체험관 등 일반 관람객을 위한 시설뿐만 아니라 게임산업 지원시설과 연구개발 기반시설, 문화테마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또 정보통신기술(ICT) 허브밸리로 꾸며질 제2센텀지구에는 국내외 게임관련 기업들을 집적화할 게임특화단지를 조성한다. 제2센텀지구에 입주하는 기업에는 게임제작, 프로모션을 비롯한 후속지원까지 모든 과정에서 특화된 지원을 제공한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지난 10년간 지스타를 글로벌 게임축제로 성장시킨 부산을 게임축제의 도시를 넘어 세계적 게임산업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도시로 도약시키겠다"며 "부산 마이스산업의 저력과 게임산업을 연계해서 두 산업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계속해서 창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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