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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난방기 사랑 피부 건강엔 독, 건조증에 가려움까지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3 10:36

수정 2018.12.03 10:36

겨울철 난방기 사랑 피부 건강엔 독, 건조증에 가려움까지


영업사원 구 모씨는 직업 특성상 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얼마 전부터 급격히 추워진 날씨 탓에 자동차 히터를 켜고 일을 다녔는데 퇴근 시간만 되면 얼굴 피부 곳곳이 당기고 붉은 기가 돌았다.

겨울철은 춥고 건조한 날씨와 난방기 사용으로 피부관리에 애로사항이 생기는 시기다. 실내나 차 안에 들어오면 습관적으로 난방기부터 틀기 마련인데 뜨겁고 건조한 바람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피부노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3일 "추운 날씨에 난방기를 무조건 사용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사용은 하되 자주 환기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얼굴이나 살갗에 직접적으로 바람이 오지 않도록 난방기 방향을 발이나 천장 쪽으로 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피부건조증은 피부 수분이 10% 이하로 떨어져 가려움증, 딱지, 각질, 홍반 등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과거엔 춥고 건조한 겨울철에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엔 과도한 실내 난방과 건조한 실내환경, 전기담요, 잘못된 목욕습관 등으로 젊은 환자도 늘고 있다.

보통 겨울철 적정 습도는 40~50% 정도다. 낮은 습도 상태에서 실내 난방기구를 종일 가동하면 20% 이내로 떨어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피부가 붉어지면서 당기는 느낌이 들고 각질이 많이 일어난다. 증상이 심해질수록 작은 자극에도 피부장벽이 손상되고 건조성 습진, 아토피피부염 등 건조성 피부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피부가 예민해져 가려움증이 심해지고 가려운 부위를 심하게 긁다 2차감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임 원장은 "피부건조증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은 피부를 긁어 상처를 내는 것"이라며 "가려움이 심할 땐 일단 보습제를 바르고 그래도 참기 힘들면 얼음찜질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피부건조증으로 가려움증이 심할 땐 항히스타민제 복용하면 증상이 완화되며 전문의 상담 후 국소 스테로이드제제, 각질완화제를 사용도 고려해볼 수 있다.

자극이 적은 비누를 사용하고 목욕 시간이나 횟수를 줄이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샤워할 땐 뜨거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고, 샤워 후 3분 이내에 보습제를 발라주면 피부의 수분과 지질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된다.

난방기구를 오래 사용한 후에는 노출된 부위가 빨개지는 혈관확장도 조심해야 한다. 얼굴이 빨개지는 이유는 피부 속 혈관이 열에 의해 자극을 받아 늘어나고 혈류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극이 없어지면 혈관도 원래대로 돌아가지만 평소 안면홍조가 있거나 딸기코(주사비)가 있는 사람은 혈관이 다시 줄어들지 않는다.

피부건조증과 마찬가지로 난방기는 얼굴과 거리를 1m 이상 떨어뜨린 상태에서 사용하고 고강도 운동, 사우나, 뜨겁고 매운 음식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임 원장은 "겨울철 피부관리를 위해 실내 온도는 20~22도, 실내 습도는 50%로 유지하는 게 좋다"며 "하루종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은 물을 충분히 섭취해 피부에 수분을 보충하고, 피부가 건조한 느낌이 들면 미스트나 보습제를 발라주도록 한다"고 조언했다.


드문 확률로 갑상선질환, 당뇨병, 만성신부전, 빈혈, 대사성질환, 백혈병, 림프종 등 내과적 질환으로 인해 가려움증을 동반한 피부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어 증상이 지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관련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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