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해법, 전담 부처 신설해 양성평등 정책 추진"..전경련 세미나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려면 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를 신설하고 단순 복지를 뛰어넘는 양성평등 정책을 광범위하게 추진해 사회적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자은 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한 저출산 관련 세미나에서 “저출산은 인구를 감소시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과 경제활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인구 유지를 위해 정부, 기업, 국민 모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저출산을 통합 관리하는 확실한 컨트롤타워를 마련해 분명한 목표설정과 실효성있는 정책들을 지원하고, 기업은 일과 생활 균형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국민들이 결혼과 출산이 축복이라는 가치관이 확산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제발표에 나선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원장은 “출산율이 높은 유럽국가들은 여성 고용율이 '역U자형'인데 한국은 주출산기에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후진국형 'M-커브'를 유지하고 있다”며 “저출산으로 고민했던 유럽 국가들의 사례를 참고해 가족형성, 출산, 교육 등 전 영역의 균형적 투자를 통해 생애주기 전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일·생활 균형과 관련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출산 포기나 경력 단절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프랑스는 출산 및 가족수당 등 경제적 지원과 가족계수를 통한 세액공제, 다양한 보육서비스 등의 가족정책을 지속해 1993년 1.66명이던 출산율을 2016년 1.89명까지 끌어올렸다. 스웨덴은
부모보험제도(일하는 모든 부모를 대상으로 자녀 1인당 총 480일간의 유급 휴직 가능)나 양성평등제(육아휴직 기간 중 90일은 부와 모 각각에게 할당)를 통해 1999년 1.50명에서 2016년 1.85명으로 출산율을 높였다.

출산 전담 부처를 신설해 정책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명희 삼육대 교수는 “일본은 1989년 ‘1.57쇼크’ 후 저출산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해 초기에는 보육의 양적 확대에 초점을 뒀으나, 2000년대부터는 고용과 모자 보건, 교육 등 보다 포괄적인 정책을 추진했다"며 "2015년에는 분산된 저출산 부서들을 통합해 ‘1억 총활약담당장관직’을 신설하고 합계출산율 1.80명의 특명을 맡겼다”고 설명했다.

좌장을 맡은 김두섭 아시아인구학회 회장은 “2006년 이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출산증진 정책을 추진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의 출산율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면서 “복지정책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 경기회복과 교육제도의 개선, 일하는 여성에 대한 배려 등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는 한 광범위하게 정착된 저출산문화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관련 예산을 확대하기보다 정책 효율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 인구정책 콘트롤타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