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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거래소들 韓시장 상륙 본격화, 손놓은 정부 탓에 안방 내준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3 15:36

수정 2018.12.03 17:25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순위 1~3위를 독식하고 있는 중국계 거래소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후오비코리아가 연내 원화로 거래할 수 있는 원화마켓을 열겠다고 공식 선언한데 이어 오케이이엑스(OKEX) 역시 한국에서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한국 시장 진출을 발표했다. 바이낸스 역시 한국 담장자를 채용하고 한국 커뮤니티와의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계 거래소들의 한국 공략이 가속화되고 있지만 국내 거래소들은 속수무책이다. 정부가 거래소와 관련한 이렇다 할 가이드라인이나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자칫 안방을 중국계 거래소에게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거래소 '빅3'로 불리는 바이낸스와 오케이이엑스, 후오비가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국내 거래소들이 정부 정책 공백 속에 이용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중국계 거래소들의 공습에 속수무책으로 시장을 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정환 오케이코인코리아 최고경영자(CEO)가 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한국 정식 서비스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조정환 오케이코인코리아 최고경영자(CEO)가 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한국 정식 서비스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오케이코인, 한국 정식 서비스 예고
먼저 오케이이엑스는 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베타 서비스 중인 거래소 '오케이코인'의 정식 서비스를 곧 시작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조정환 오케이코인코리아 최고경영자(CEO)는 "올 4월 베타버전 서비스에 앞서 진행된 사전예약에만 30만명의 사용자가 몰렸고, 국내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중 하나인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며 "현재 진행중인 베타 서비스는 곧 정식 서비스로 전환될 예정이며 한국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이용자인터페이스와 이용자경험을 제공할 것이며 빠른 거래 처리속도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후오비의 한국법인인 후오비코리아는 이달 중으로 원화마켓을 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금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으로 거래하는 마켓만 운영하고 있는 후오비코리아는 연내 원화를 입금해서 거래하는 마켓도 운영할 계획을 밝히고, 이를 기념한 수수료 무료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후오비는 원화마켓 예고, 바이낸스도 한국 진출 타진 중
특히 후오비코리아는 법인계좌로 입금을 받는 일명 '벌집계좌' 방식을 도입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명확인계좌를 발급받기 위해 국내 시중은행들과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중국 ‘빅3‘ 거래소의 한국 진출 현황
거래소 글로벌 순위(코인마켓캡 기준) 현황
바이낸스 1위 한국 직원 채용, 한국 커뮤니티와 소통하며 한국 진출 타진
오케이이엑스 2위 오케이코인 베타 서비스 진행중(올 4월). 곧 정식 서비스 전환 예고
후오비 3위 후오비코리아 거래소 서비스 중. 연내 원화마켓 오픈 예고
후오비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협의중이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 공개하기 어렵다"며 "협의가 마무리되면 이달중 방식을 공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이낸스 역시 한국 직원들을 채용하고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한국은 인구 대비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거래하는 이용자들이 많기 때문에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원화결제시장이 중요하다는 것이 바이낸스 측의 설명이다. 이미 바이낸스는 투자사 바이낸스랩을 통해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테라'에 투자하기도 했다.

■실명계좌-해외송금도 어려운데… 중국까지 '3중고' 겪는 韓 거래소
이처럼 유력 중국 거래소들이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국내 거래소들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암호화폐 실명제가 시행됐지만 시중은행들은 자금세탁 등의 우려를 표하며 거래소에 신규 실명확인 계좌를 발급해주지 않고 있다.

해외 공략을 위한 해외송금도 쉽지 않다.
역시 자금세탁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국내 대표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중인 두나무는 해외법인을 세우기 위해 송금을 하려 했지만 송금이 원활치 않아 해외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거래소들은 한국 정부의 방침을 기다리느라 해외 진출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기다리고만 있는데 중국계 거래소들이 한국 시장에 속속 진입하면서 시장을 잠식하려고 한다"며 "올 초만해도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순위 1~2위를 다투던 빗썸과 업비트보다 작았던 바이낸스와 오케이이엑스, 후오비 등이 한국 시장으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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