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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의 너무 늦은 타이밍… 퀄컴, NXP 인수합병 포기했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4 17:48

수정 2018.12.04 17:48

정상회담서 승인 합의했지만 이미 지난 7월 인수계약 파기.. 20억달러 벌금까지 낸 상황
퀄컴 측 "5G 로드맵에 집중".. 사실상 재추진 의사 없어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이 네덜란드 반도체 회사 NXP 인수합병(M&A)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중국의 승인 의사를 확인했다며 자랑했지만 버스는 이미 떠난 뒤였다.

3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들에 따르면 퀄컴은 이미 NXP에 계약위반에 따른 벌금까지 내고 M&A를 접은 상태로, M&A를 재추진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퀄컴은 이날 성명에서 양국 정상의 발언은 고맙지만 이미 때는 지났다고 말했다.

퀄컴 홍보실 관계자는 "합병 마감시한이 이미 지났고, 이에 따라 계획했던 거래는 취소됐다"면서 "다만 앞으로도 5G(5세대) 로드맵을 지속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퀄컴은 중국 규제당국의 합병 승인을 받지못함에 따라 지난 7월 NXP 인수 계약 파기를 확정했고, 계약 불이행으로 당시 20억달러를 위약금으로 지불했다고 확인했다.


이번 M&A 계획 취소와 관련, 중국 규제 당국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중국과 무역갈등, 무역전쟁의 유탄을 맞아 끝내 합병이 좌초된 것이다.

퀄컴은 지난 1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병 승인 약속이 나오기까지 2년 가까이 중국의 승인을 기다렸지만 결국 허사가 됐다.

2016년 10월 440억달러에 NXP를 인수한다고 합병을 발표한 뒤 유럽연합(EU), 한국을 포함해 8개국의 승인을 받았지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트럼프는 지난 1일 정상회담 뒤 "(퀄컴) 합병 승인이 다시 신청되면 시 주석이 신속히 승인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면서 "이는 대단한 것"이라고 자화자찬한 바 있다.

릭 클레머 NXP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경영진 감축과 2개 사업부 통합, 전기차 시장 진출을 통해 NXP는 독자적인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NXP는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사주 50억달러어치를 사들이고 분기마다 배당금 지급 계획 또한 발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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