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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니, KF-X 분담금 현물 전환 요청..방사청 업체 물색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5 16:28

수정 2018.12.05 16:28

한국형 전투기(KF-X) 상상도
한국형 전투기(KF-X) 상상도

한국형전투기(KF-X) 사업 개발에 참여하는 인도네시아가 아직 내지 못한 분담금을 원유 등 현물로 전환해줄 것을 우리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인니 정부의 요청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현물을 거래해 줄 국내 민간업체를 물색하고 있으나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약 1조6000억원 규모의 분담금 중 2016년부터 올해 말 현재까지 950억원 정도만 입금한 인도네시아 측의 현재 미납액은 같은 기간 2300억원이 넘는다.

현물 대체 범위가 미납액을 넘어 향후 내야할 분담금으로 확대되면 대체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인니 측의 무리한 요구를 우리 정부가 수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와 국방위 등에 따르면 방사청 국제협력팀은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인도네시아 자원을 수입해줄 수 있는 업체를 찾아볼 것을 업무지시했다.


인니 측의 상계거래 요청을 수용한데 따른 조치로, 지난 9월 열린 한-인니 정상회담에서 인니 측은 기존 KF-X 사업 재검토 의사를 철회하는 대신 재정부담을 낮추는 방안의 일환으로 현물 납부를 제안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인니 측은 1조2000억원 규모의 러시아 최신예 전투기 수호이(Su)-35 11대 도입 과정에서 대금의 상당부분을 커피, 팜오일 등 인니산 원자재로 충당하기로 한 바 있다.

국방위 관계자는 "인니 측에서 당장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보니 분담금을 현물로 납부하는 방안을 우리 쪽에 제시했다"며 "그동안 지급하지 못한 분담금과 앞으로 줘야할 분담금까지 포함해서 현물로 대체하려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일단 방사청은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원유를 직접 거래해줄 수 있는 대형 민간 무역업체 정보만 취합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원유를 수입해 되판 대금을 KAI에 지급하는 복잡한 방식을 거쳐야하는 것 외에도 이 과정을 통해 민간업체가 이익을 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산자위 관계자는 "업체에선 지금 거래하는 것 외에 더 많은 양을 받는다면 응할 수 있겠지만, 물량이 꾸준하다는 보장이 없다"며 "중간 마진이 얼마정도 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쉽게 참여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인니 측은 총 8조원 규모의 KF-X 사업 개발비 중 약 20% 수준인 1조5800억원을 오는 2026년까지 분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올해까지 미납된 인도네시아 분담금 규모만 2337억원으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6년에 500억원, 2017년에 452억원 등 총 952억원 개발분담금을 지출하는데 그쳤다.

KAI는 인니측 참여업체 디르간따라 인도네시아(PT.DI)와 분담금 납부 방식 등을 놓고 협의를 벌이고 있다.
오는 6~7일에는 PT.DI가 주관하는 행사에 KAI 측 관계자가 참석해 심도있는 논의에 나설 예정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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