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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 제자리 걸음하는 물가에 경고 "다시 디플레이션 올 수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5 15:27

수정 2018.12.05 15:27

와카타베 마사즈미 일본은행 부총재.로이터연합뉴스
와카타베 마사즈미 일본은행 부총재.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년 가까이 돈풀기 전략으로 경기부양을 추구했던 일본은행이 지지부진한 물가상승률을 지적하고 자칫하면 다시 불황이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와카타베 마사즈미 일본은행 부총재는 여전히 시중에 돈을 계속 풀어야 한다면서 이같은 전략의 부작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와타나베 부총리는 5일 일본 북부 니가타현 니가타시에서 기업인들을 상대로 열린 강연을 통해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10월에 예정된 소비세 2%포인트 인상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을 언급하고 "일본은 (기존 목표인) 물가상승률 2% 목표에서 겨우 절반만 이뤄냈다. 만약 하방압력이 가해지면 일본 경제는 다시 디플레이션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확장세를 보이겠지만 실질 임금과 물가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물가 상승세는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와카타베 부총재는 경제 내에 뿌리 깊은 디플레이션 심리가 존재한다며 임금과 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베 신조 총리 집권 직후 2013년부터 대규모 국채 매입(양적완화·QE)과 기준금리 인하로 금융시장에 돈을 풀고 있는 일본은행은 경기 회생의 기준으로 물가상승률 2% 목표를 정했지만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다. 가격변동이 심한 신선식품을 제외한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10월에 전년대비 1%를 기록했으며 전 품목 CPI는 1.4%에 머물렀다. 일본은행은 지난 10월말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마이너스(-)0.1%로 동결하고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0% 수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은 기존 1.1%에서 0.9%로 낮췄다.

일본은행은 미국과 유럽이 QE를 중단하거나 축소 방침을 밝혔지만 이를 계속할 계획이다. 지난달 지지통신에 의하면 일본은행의 자산은 QE로 인해 5년 만에 3배로 늘었다.
일본 금융권은 길어지는 돈풀기 전략 때문에 대출 수입이 급감하고 있다며 정책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일본은행은 지난 9월 QE 정책을 일부 수정해 장기와 단기 금리 차이를 직접 조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와카타베 부총재는 5일 강연에서 "현 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금융 시장과 은행권에 미치는 영향도 지속적으로 검사해야 한다"며 부장용 역시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