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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 ‘정도경영’ 위해 대쪽검사 영입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09 17:59

수정 2018.12.0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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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기구인 ‘정도경영委’ 출범.. 위원장에 임수빈 전 부장검사
재직시절 ‘PD수첩 검사’로 불려
태광 ‘정도경영’ 위해 대쪽검사 영입

태광그룹이 과거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새로운 기업문화를 구축한다는 취지에서 상설기구인 '정도경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정도경영위원회의 첫 위원장(사장)에는 임수빈 전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사진)가 영입됐다. 태광그룹은 지난 8월 지배구조 개선작업으로 마련한 개혁의 밑그림 위에 그룹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9일 태광그룹에 따르면 임 위원장이 상근하는 상설기구인 '정도경영위원회'는 주요 경영활동에 탈·위법 요소가 없는 지 사전 심의하고, 진행 중인 사안도 일정한 기준을 만들어 정기적인 점검을 한다.

첫 위원장으로서 외부에서 영입된 임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19기로 춘천지검 속초지청장, 대검찰청 공안과장을 거쳐 지난 2009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를 마지막으로 검찰을 떠났다.

임 위원장은 재직시절 소신있는 개혁파 검사로 평판이 높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그는 이른바 'PD수첩 검사'로도 유명하다. 지난 2009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으로 재직 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한 상부 지시에 반대 입장으로 검찰 수뇌부와 갈등을 겪다가 사표를 제출했다.

임 위원장은 지난 2017년에도 검찰 개혁을 강조하는 논문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검찰권 남용 통제방안' 논문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임 위원장이 기업문화를 일신하려는 태광그룹의 제안을 수락한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임 위원장은 "처음엔 태광그룹의 제안을 받고 고민했지만 지배구조 개선활동과 오너 개인 지분 무상증여 등에서 개혁에 대한 진정성을 느껴 수락하게 됐다"며 "특히 기업과는 별다른 인연이 없던 저에게 수차례 부탁했다는 것도 개혁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사회에 도움이 되고 국가발전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태광을 건강하게 만들어 국가와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인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아울러 황신용 전 SK하이닉스 상무도 정도경영위 위원(전무)으로 합류한다. 황 위원은 국회 보좌관과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SK하이닉스 정책협력을 담당했다.

앞서 태광그룹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자발적 개선을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했다.
이호진 전 회장 등이 소유했던 계열사들도 무상증여, 합병 등의 방식으로 정리했다. 이 전 회장은 1300억원 상당의 개인 지분을 세화여중·고와 태광산업에 무상 증여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를 영입한 것은 객관적인 시각과 엄정한 잣대로 그룹을 탈바꿈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임 위원장이 그룹의 변화와 개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그룹이 위기에서 벗어나 재도약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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