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북미대화 시계제로..거세지는 美 대북 인권압박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3 14:44

수정 2018.12.13 16:15

북미대화 난망, 美 인권문제로 북한 압박 회담 견인
北 "공화국은 인권천국, 미국이야말로 인간 생지옥"
인권문제 제기는 미국의 당근·채찍 중 채찍에 해당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대북 인권압박이 거세지고 있고, 북한도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답보상태에 빠졌던 북미대화 국면의 시계는 점점 더 흐려지고 있다. 북미대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정은 연내 서울답방'도 사실상 무산되는 등 상황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최근 미국은 북한 정권의 '아킬레스 건'이자 취약지점인 인권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비핵화 문제를 풀 북미대화 국면에서 북한이 진전된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따른 미국의 대북 회담 견인전략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는 지난 10일 북한의 2인자로 평가받는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정권 핵심인물 3인방을 인권유린 관련 대북제재 대상에 포함시켰고 미 국무부도 11일 북한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에 지정했다. 인권문제에 발끈하는 북한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대통령 결정문을 통해 북한이 '인신매매희생자보호법'의 최소한의 기준을 준수하지 않으면 비인도적 지원이나 비무역 관련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 국무부도 이 결정에 대한 북한의 반발을 일축한 바 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13일 기사를 통해 미국에 대해 맹비난했다. 자본주의 모순으로 점철된 미국이야말로 인종차별·인권의 불모지, 인간 '생지옥'으로 북한의 인권에 대해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이 매체는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에는 애당초 인권문제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고, 공화국의 모든 노선과 정책, 모든 활동은 철저하게 인민대중의 자주적 권리와 이익을 옹호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일관돼 경탄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흉심은 존엄 높은 공화국의 영상을 흐려놓음으로써 제재압박 분위기를 고취하려는데 있고,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열악한 자국의 인권실태나 신경쓰는 것이 좋다"면서 미국의 인권압박은 '허위성과 모략·반동성이 있고 철면피하고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에 인권문제가 생길 수 없다고 말하지만 국제사회는 북한의 인권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휴먼라이츠워치와 탈북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정치범수용소·노동교화소는 물론 북한주민의 일상생황에서도 상상을 뛰어넘는 인권유린이 벌어지고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미국이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일종의 미국식 '화전양면전술', 즉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보이고,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끌려 다닌다는 미국 내 여론에 대한 메시지의 측면도 있다"고 해석했다.


즉 미국 내에서 초강경파로 꼽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온다면 대북 제재조치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당근'에 이어 미국이 저자세로만 나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인권문제 제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전했다는 것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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