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文정부 3년차, 정책 실용성 높여야


내년은 문재인정부 출범 3년차이다. 이제 정책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하고 남은 임기 중 전략을 가다듬을 때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16만명이나 증가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제조업 부문에서 9만명이나 감소하는 등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 역량이 회복되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성장 전망은 계속 하락하고 있고 일자리 창출도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국민의 미래에 대한 희망도 약화되고 있다. 갤럽 여론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 다수는 내년에 경기가 더 나빠지며, 실업이 더 늘어나고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기업들도 움츠러들었다. 경총의 '최고경영자 2019년 경제전망 조사'에 의하면 69%가 지금이 불황이며 50%가 내년에 긴축경영을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국민 사이에 퍼져가는 비관은 경제에 독약이 된다. 기업의 기가 살지 못하면 경제는 활성화되지 못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그동안 추진해온 정책의 실용성과 추진 전략을 따져보아야 한다. 소득주도성장과 포용국가의 취지에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정책은 그 당위성이나 취지가 아니라 구체적 성과로 평가받는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은 우리 사회가 지향해나갈 방향이다. 이 때문에 보수정부인 박근혜정부도 이들 정책을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반면 문재인정부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실현시켰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폭은 지나쳤고 이것이 영세자영업과 고용에 미칠 영향을 과소평가했다.

추진 전략도 아쉬움이 컸다. 애초에 최저임금 인상률은 영세자영업자의 지불능력 범위 내에서 정하고 부족분은 근로장려금 등 복지 확충으로 보완해야 했다. 근로시간 단축은 탄력근로시간제 확대와 함께 시행했어야 했다. 그러나 정부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노사협상을 거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시행했다. 그후 이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자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탄력근로시간제 도입 등을 노사합의를 통해 추진하고자 했다. 협상에 나서는 노동계 간부는 난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동계의 요구는 이미 실현되었으니 협상에 임한다면 양보밖에 할 것이 없으므로.

광주형 일자리만 해도 그렇다. 노사정 합의를 통해 지역 일자리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훌륭한 접근이다. 그러나 임금 양보와 단체협약 유예는 교섭권이 있는 노동조합의 합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정치적 합의 또는 선언으로 강행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따라서 성공하려면 법적 효력이 있는 노사관계의 틀을 구축하면서 추진했어야 했다.

이제 경제성장과 일자리 정책에서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무엇보다 경제에 희망의 기운이 돌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기업이 기를 펴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적극적으로 뛰게 해야 한다.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 특히 혁신성장을 이끌어가는 기술혁신형 창업자에게는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한 것만큼 파격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진보정부이니까 오히려 당당할 수 있다.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서 정책을 결정하면 최상이다.
그러나 노동계의 시간표는 정부의 그것과 다르므로 실기의 우려가 없지 않다. 때로는 책임있는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 이는 노동시장개혁을 통해 성장과 고용위기를 해결한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한국에 대한 조언이기도 하다.

이원덕 전 청와대 사회정책수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