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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불확실성.. 내년 美기준금리 정해진 길 없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18 17:25

수정 2018.12.18 17:25

금리향방 ‘선제적 안내’ 시장 변수 많아져 기조 바꿀듯
그때그때 발표되는 지표 따라 통화정책 변경할 가능성
커지는 불확실성.. 내년 美기준금리 정해진 길 없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9일(현지시간) 올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그동안의 연준 정책 기조였던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일부 완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추가 금리인상은 확실시되는 반면 내년 금리인상은 정해 놓은 길이 아닌 경제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임을 시사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파월 의장의 정책 기조가 바뀌는 것이 2015년 시작된 연준 금리인상 사이클의 종식이 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검토하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신중해지는 연준

18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올 마지막 FOMC의 핵심은 금리인상 여부가 아니라 내년 금리 전망,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 여부가 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연준이 예정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더 높여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2.25~2.50%로 끌어올리고 자산축소도 지속할 것이 확실시된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미 경제성장률이 3.5%에 이르고, 실업률은 1960년대 이후 가장 낮은 3.7%에 머물고 있는데다 임금도 상승률에 속도가 붙는 등 유럽, 아시아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는 여전히 잘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경제 전망은 어둡지는 않지만 이전만큼 밝지도 않고, 2020년에는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어 연준의 정책대응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때문에 연준은 미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는 동시에 내년 이후 불확실성에 대비해 이전과는 다른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제적 안내' 바뀔 가능성

연준의 오랜 통화정책 기준 가운데 하나는 기준금리 예상치를 제시하는 한편 어떤 조건에서 이같은 금리변동이 있을지를 알려주는 선제적 안내이다.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없애고, 통화정책이 예측가능하게 움직이도록 한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연준은 최근 이처럼 '미리 정해 놓은' 길을 가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변수가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높아졌고, 중국과 무역긴장도 팽팽하며, 기업들은 막대한 부채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된데다, 미국을 제외한 세계 경제가 동반 하락중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효과는 내년들어 점차 사라질 수밖에 없게 됐고, 2015년 12월 이후의 지속적인 금리인상과 양적완화(QE)로 쌓아 둔 자산을 서서히 매각하면서 연준이 시중 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이 경제 성장에 제동을 걸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재닛 옐런 전 의장이 확고한 틀을 잡아 놓은 선제적 안내는 이처럼 변수가 복잡 다양해진 상황에서는 연준의 손발을 묶는 족쇄가 될 수 있다. 최근 파월 의장은 잇단 연설을 통해 연준의 통화정책에는 "미리 설정된 길이 없다"며 선제적 안내 기조가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르면 19일 회의에서 그동안의 선제적 안내 기조를 일부 수정해 그때 그때 발표되는 경제지표에 따라 정책대응에 나서는 '지표 중심'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2015년 12월 이후 이달 9번째가 될 연준의 금리인상 성명에서 마침내 '점진적인 추가 금리인상'이라는 문구가 빠질 가능성도 높다. 그동안의 예측가능한 0.25%포인트씩의 금리인상 시대 종식을 뜻한다.

■트럼프, 추가 인상 맹비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달러가 초강세이고, 실질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없는데다, 미국을 둘러싼 세계는 날아가 버렸고, 파리는 불타고 있으며, 중국은 하강하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검토하는 것 자체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올들어 자신이 지명한 파월 의장과 연준을 공개적으로 비난해왔다. 연준의 금리인상을 '미친 짓'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금리가 너무 높다"고 주장해왔다.
지난달에는 "그 어떤 곳보다도 연준이 훨씬 큰 골치거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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