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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 멈춘 공장들… 글로벌 車업계 중국투자 자충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6 17:08

수정 2018.12.26 17:08

중국 자동차 시장 하강국면 포드·푸조 등 유휴설비로 몸살
연간 4300만대 생산 가능하지만 올해 생산규모 2900만대에 그쳐
정부는 전기차 확대 밀어붙이기
가동 멈춘 공장들… 글로벌 車업계 중국투자 자충수

중국에 진출한 자동차 업체들이 수요감소라는 직격탄을 맞고 휘청거리고 있다. 낮은 임금의 고급인력,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시장 등 우호적 환경을 토대로 했던 과감한 외국업체들의 투자가 자충수가 돼버렸다.

수요 감소 속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부은 공장의 생산이 멈추다시피 하면서 기술자들이 공장 청소나 페인트칠을 하고, 작업시간에 공산당 이념학습을 하거나 한달에 일하는 날이 며칠 되지 않으면서 부업을 찾는 등 막대한 유휴설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게다가 중국이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휘발유·경유 등 화석연료를 쓰는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갈아타고 있고, 정부가 이를 정책적으로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어 이들 업체의 과잉설비 문제 해결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감소에 업체들 딜레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중국 자동차 시장이 하강국면으로 돌아서면서 막대한 설비투자에 나섰던 자동차 업체들이 심각한 과잉설비를 끌어안게 됐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2016년에도 전년비 14% 증가한 2800만대가 팔리며 1750만대가 팔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 등극한 중국은 2017년부터 그동안의 두자리수 성장을 뒤로하고 자동차 매출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자동차 판매가 3% 증가한데 그치면서 꺾인 중국 자동차 시장은 올들어 11월까지 전년비 판매가 2%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다.

이는 심각한 유휴설비를 부르고 있다. 회계·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현재 중국내 자동차 생산능력은 연간 4300만대에 이르지만 올해 생산규모는 2900만대에도 못미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자 중국 진출 자동차 업체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막대한 투자를 포기하느냐, 아니면 당최 어떻게 될지 가늠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를 더 늘려 고사하는 설비를 전기차 등 첨단 설비로 바꾸느냐 진퇴양난에 빠졌다. UBS의 자동차 담당 애널리스트 폴 공은 "되돌아보면 (공장신축은) 올바른 선택이 아니었다"면서 "그때에는 그 누구도 중국 시장 점유율 감소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첨단공장? 어느새 좀비공장

특히 중국 자동차 시장이 역주행 하는 때에 대대적인 설비 확장이 겹쳤던 포드, 푸조, 현대가 가장 큰 충격을 받고 있다.

포드의 경우 지난해 하얼빈에 충칭 장안자동차와 합작으로 10억달러 가까이 쏟아부어 7번째 중국 공장을 세웠다. 중국내 생산능력은 연산 20만대 더 늘어 160만대가 됐다. 그러나 매출은 고꾸라졌다. 2016년 127만대를 정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해 6%, 올해는 11월까지 전년동기비 34% 급감했다. 올들어 판매대수는 69만5028대에 그쳤다. 공장은 가동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 항저우 공장의 한 직원은 한달에 일하는 날이 며칠 안된다면서 어떤 직원들은 한달에 220달러 정도만 집에 가져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번째 승용차 공장을 세운 현대도 지난해와 올해 판매 감소를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둥펑자동차와 합작으로 2015년 연산 70만5000대를 기록하기도 했던 프랑스 푸조 역시 올들어 9월까지 생산량은 20만5000대에 그쳤다. 공장 가동이 거의 중단됐다. 푸조 직원들에 따르면 우한 공장 4곳 가운데 2곳이 10월 이후 가동이 멈췄고, 나머지 2개 공장도 부분적으로만 가동되고 있다.

■전기차 전환, 2차 충격

수요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의 전기차 전환으로 또 한 차례 강펀치를 맞았다. '전기차 세계 1위' 목표를 위해 중국 정부가 국내 업체들에 대한 자금지원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면서 자동차 설비 과잉은 출구를 찾기 어렵게 됐다.

지금까지 발표된 업체들의 전기차 설비계획에 따르면 26개 업체들이 현재 최소 32개 신규 자동차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대부분은 전기차 설비로 이들 공장에서만 연간 생산 규모가 750만대를 넘는다.

테슬라가 상하이에 연간 50만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을 짓고 있고, 폭스바겐도 상하이에 연간 30만대 규모로 전기차 시설을 만들고 있다. 폭스바겐은 올 한해에만 전기차와 휘발유 자동차 공장 3곳을 추가로 지었다. 포드도 8번째 공장 건설에 나섰다.
새 공장에서 전기차를 연간 10만대 생산할 계획이다.

UBS의 공은 그러나 이같은 설비 확대는 결국 무모한 시도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외국업체 가운데로는 유일하게 일본 스즈키가 출혈을 지속하기보다 올해 중국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방안을 택했다면서 과잉설비로 몸살을 앓는 다른 업체들도 철수가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