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분석]

"양도세 피하자"… 슈퍼개미들 대량매도 연말마다 되풀이

증시 왜곡 부추기는 관련제도들
대주주 요건 강화에 눈치보기
개인 7거래일간 2兆이상 던져..稅부과 확정일 지나 다시 매수
증권거래세도 홍콩의 3배 수준..이중과세 논란 시장 위축 우려

대주주 요건이 점차 강화되면서 올해도 주식양도소득세를 회피하기 위한 '슈퍼개미'들의 눈치보기는 계속됐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17일부터 7거래일간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에서 2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올해 1~11월 12조5000억원어치를 사들인 개인이 연말 대규모 매도세로 전환한 것이다. 현행 15억원에 달하는 대주주 요건은 2020년 10억원, 2021년 3억원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양도세 부과를 회피하기 위한 개인 대주주들의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반복되는 대주주 양도세 시즌

소득세법에 따라 본인과 특수관계자의 지분이 연중 한 번이라도 지분율 기준을 초과하거나 주식보유액이 사업연도 말 기준으로 시가 기준을 초과한다면 주식양도세 부과대상이 된다.

올해 4월 과세율과 대주주 범위가 대폭 강화되면서 양도세 부과 대상이 늘어났다. 코스피 상장사의 주식 지분율 1% 또는 시가총액 15억원 이상을 보유하면 대주주에 해당된다. 코스닥은 지분율 2%, 15억원 이상이다.

해마다 12월이면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한 개인의 매도물량이 출회된다. 상승 폭이 높았던 중소형주는 대주주 요건이 본격적으로 강화되기 시작한 2013년부터 매년 개인의 매도물량에 따른 약세를 나타냈다. 대주주 요건 중 지분율 요건은 연중 내내 적용되지만 시가 요건은 12월 결산기업 기준 폐장일에 결정되기 때문에 일부 주주가 이를 피하기 위해 12월 26일까지 일정 지분을 매도하는 것이다.

■꼼수냐, 재테크냐

개인투자자들은 강한 순매도와 강한 순매수를 반복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 17~26일 총 2조442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불과 7거래일 동안 개인의 순매도 규모가 2조원을 넘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올해 개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1월과 8월 두 번뿐이며 규모도 각각 9255억원, 5031억원에 그쳤다.

올해 증시는 28일까지 거래되기 때문에 양도세 부과 확정일은 지난 26일로 종료됐다. 개인은 27일부터 다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이날 개인의 순매수 금액은 52억4500만원으로 급반전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 우위를 보이는 상황에서 시장 물량을 개인이 받고 있는 형국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개인의 매매 추이는 가지각색이지만 이날 다시 매수로 전환된 것을 볼 때 양도세를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며 "수익을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매매 행위여서 문제해결의 초점은 제도 개선에 맞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거래세까지 '이중고'

증권업계에서는 증권거래세에 양도세까지 투자자들의 부담이 너무 높다고 지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증권거래세 비율은 0.3%로 중국(0.1%), 대만(0.15%), 홍콩(0.1%) 등 아시아 신흥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미국과 일본은 증권거래세를 매기지 않는다. 중국, 홍콩, 태국, 싱가포르는 양도세도 없다.

증권거래세를 없애거나 낮춰야 한다는 주장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증시 부진으로 증발한 시가총액 규모는 300조원을 넘어섰지만 증권거래세는 8조원이 걷혔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과세원칙이 깨지면서 "누구를 위한 과세냐"는 지적이 나온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해외 금융시장보다 높은 증권거래세율과 투자자의 양도세 확대로 인한 이중과세 부담은 증권시장 활성화를 위해 선결돼야 한다"며 "증권거래세와 양도소득세 모두 과세하는 경우 세부담이 급격하게 증가돼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