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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레이더 증거영상 공개..국방부 "일방적 주장만 담겨" 유감 표명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8 18:18

수정 2018.12.28 18:18

軍 "협의 중 뜬금 영상공개, 깊은 우려와 유감"
日공개 영상자료 "레이더 조사 개관적 증거 없어"
국방부 "한일 협력적 국방관계 유지는 변함 無"
28일 일본측이 증거로 내놓은 동영상의 일부. "국제법과 국내관계법령에 규정된 고도 이상을 비행하고 있다"는 자막이 입혀졌지만 실제 고도에 대한 근거는 제기되지 않았다. 이날 국방부는 일본측의 동영상은 일방적인 주장만 담겨 객관적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28일 일본측이 증거로 내놓은 동영상의 일부. "국제법과 국내관계법령에 규정된 고도 이상을 비행하고 있다"는 자막이 입혀졌지만 실제 고도에 대한 근거는 제기되지 않았다. 이날 국방부는 일본측의 동영상은 일방적인 주장만 담겨 객관적 증거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국방부는 28일 한국 해군 구축함의 사격통제 레이더에 의해 일본 해상 자위대 초계기가 조사(照射)를 당했다며 내놓은 일본측의 영상자료 공개에 대해 "우리 군은 일본 초계기에 대해 추적레이더(STIR)를 운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한일 당사자간 조속한 협의를 통해 상호 오해를 불식시키고, 국방 분야에서 협력관계 발전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 실무화상회의를 개최한지 불과 하루 만에 일본측이 영상자료를 공개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개토대왕함(구축함)은 정상적 구조활동 중이었고, STIR 운용 사실은 없다"며 "인도주의적 구조활동에 집중하고 있던 우리 함정에 일본 초계기가 저공 위협 비행을 한 것은 우방국으로서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일본측이 공개한 영상자료에는 단순히 일본 초계기가 해상에서 선회하는 장면, 조종사의 대화하는 내용만을 담은 것으로, 일반 상식적인 측면에서 STIR을 조사했다는 일본측의 주장에 대한 객관적 증거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본측이 내놓은 동영상에서 우리 해군의 함정, 비행하는 일본 초계기의 날개 등은 확실하게 식별됐지만 일본측이 주장하는 한국 구축함의 사통레이더의 가동과 조사는 화면 위에 붉은 글씨로 나올 뿐 당시 정황에 대해 육안으로 판단할 수는 없는 수준이었다.

또 해당 영상에서는 일본 초계기가 우리측 구축함에 접근할 때도 '국제법과 국내관계법에 규정된 고도 이상에서 비행했다'는 것을 표시했을 뿐 실제 비행고도에 대한 실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는 등 일방적 주장만이 나열됐다.

일본측이 증거로 제시한 영상의 한 장면. '화기관제레이더에 탐지됐음'을 의미하는 자막이 뜨고 있다. 우리측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 은 중앙측 상단에 희미하게 보인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일본측이 증거로 제시한 영상의 한 장면. '화기관제레이더에 탐지됐음'을 의미하는 자막이 뜨고 있다. 우리측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 은 중앙측 상단에 희미하게 보인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쳐
최 대변인은 "우리 군은 어제 실시된 화상회의에서 우리 군함이 STIR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분석결과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일본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자료 제시를 요구했지만 일본은 일방적 내용을 담은 영상 공개로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우리측은 그동안 잦은 일본의 일방적인 행태에 대해 절제된 대응을 했다"면서 "일본의 이 같이 유감스러운 행태에도 우리 군은 한일 국방협력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일본측도 우리와 군사적 우호협력을 유지하다는 정신을 지속적으로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 20일 우리 해군 구축함 광개토대왕함이 동해상에서 자국 초계기를 향해 사통레이더를 조사했다면서 우리측을 비난하고 나섰다.


당시 우리 구축함은 조난을 당한 북한어선을 구조하고 있었고, 이 해역 상공을 위협적으로 저공비행하는 일본 초계기를 광학카메라로 감시했지만 일본 초계기에 대해 STIR을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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