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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pto In Life] 번거롭고 오래걸리는 암호화폐 거래(?)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2.29 13:16

수정 2018.12.29 13:16

[코린이 기자의 ICO 참여기-2] 설러는 첫 암호화폐 구매, 시세 변화 무섭다
어렵사리 NH농협은행의 통장을 손에 쥐면 암호화폐 거래의 7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이제 암호화폐 거래소에 회원가입을 하고 통장을 연결해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 받으면 암호화폐를 살 수 있다
NH농협은행의 통장으로는 빗썸이나 코인원에 회원가입 할 수 있다. 두 거래소 가운데 하나만 가입해도 좋지만, 일단 두 곳 모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메일 인증에 휴대폰 인증, 계좌 인증까지
먼저 코인원에 가입했다. 암호화폐를 거래하기 위해서는 여러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메일,휴대폰 인증과 실명인증을 받는다.
그 다음에 계좌 인증까지 받으면 원화를 입금해서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다. 1회용비밀번호(OTP) 인증은 선택사항이다. 하지만 내 암호화폐를 더 안전하게 지키고 싶다면 OTP 인증까지 받는 것을 추천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에서 처음 투자하기 위해서는 여러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원에서 처음 투자하기 위해서는 여러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처럼 여러 인증을 받으면서 주식거래를 시작할 때의 간편한 인증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복잡함에, 암호화폐 투자자 편의제도가 갖춰지지 않은 현실을 실감했다.

절차에 따라 실명확인 가상계좌까지 등록하면 이제 원화를 입금하면 된다. 원화를 입금하면 거래소는 원화를 KRW포인트로 바꿔서 내 계정에 넣어준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입금하면 100만 KRW포인트가 생기는 것이다. 이 KRW포인트로 암호화폐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용자는 KRW포인트를 그냥 원화라고 인식하게 되지만 엄밀히 말하면 암호화폐 거래에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다. 거래소는 이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KRW포인트를 원화로 바꿔준다.

■72시간 동안 출금 안돼, 이후에도 복잡한 절차 거쳐서 출금
이제 실제로 거래를 해볼 차례다. 그런데 원화를 입금한 뒤 72시간 동안은 출금이 안된다. 보이스피싱 등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불편하지만 안전한 거래를 위한 절차로 이해하고 넘어간다.

원화를 입금한 뒤 암호화폐를 출금하기 위해서는 72시간이 지난 뒤 별도의 출금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
원화를 입금한 뒤 암호화폐를 출금하기 위해서는 72시간이 지난 뒤 별도의 출금신청 절차를 거쳐야 한다.
72시간이 지나면 이제 출금신청을 해야 한다. 출금신청은 내가 구매한 암호화폐를 다른 거래소나 지갑으로 보내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주민등록번호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신분증이 필요하며, 영상통화로 실제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는지도 확인하다.

매우 번거로운 절차다. 내가 돈을 입금하고 구매한 암호화폐를 출금하는데 굳이 이런 절차가 필요할까 싶기도 하다. 번거롭지만 암호화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외화유출이나 자금세탁 등을 막기 위한 절차라고 이해해야 한다. 이런 복잡한 본인인증 절차가 없으면 암호화폐는 양지로 나오지 못하고 음지에서 무기거래, 마약거래, 포르노거래 정도로만 사용될테니까.

코인원에서는 신분증 사진을 찍어서 등록한 뒤 구글 행아웃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영상통화로 본인임을 인증한 뒤 출금을 허용하고 있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해 어떤 가이드라인도 제시하지 않고 방치하고 있음에도 이같은 절차를 거치고 있다는 점이 새삼 놀라웠다. 정부가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이 이 보다 더 강력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 정도면 완벽한 본인인증 아닐까 싶다.

■암호화폐 전송에 익숙해지자
출금신청이 완료되면 이제 암호화폐를 전송하는 법을 익혀보자. 앞서 NH농협은행 통장을 만든 것이 바로 이를 위해서다. 코인원과 빗썸에 모두 회원가입을 하고 통장으로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발급 받은 뒤 서로 전송을 해보자. 예를 들면 1개당 가격이 낮은 리플 같은 암호화폐가 적당해 보인다. 몇번만 암호화폐를 빗썸에서 코인원으로, 코인원에서 빗썸으로 보내보면 암호화폐를 이동시킨다는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지갑으로 전송하면서 암호화폐 이동에 대해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빗썸으로 암호화폐 '리플'을 전송하기 위해 지갑주소를 받는 모습.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지갑으로 전송하면서 암호화폐 이동에 대해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빗썸으로 암호화폐 '리플'을 전송하기 위해 지갑주소를 받는 모습.
나중에 알트코인이라고 불리는 암호화폐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런 지갑전송 기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정 거래소에만 상장돼 있는 암호화폐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실명확인 가상계좌로 원화를 입금한 뒤 이더리움이나 비트코인을 구매해서 특정 거래소 지갑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ICO에 참여하기 위해서도 다른 지갑으로 암호화폐를 전송해보는 경험은 매우 중요하다. 빗썸 계정과 코인원 계정을 활용해서 여러번 암호화폐를 전송해보면서 개념을 익히는 것을 추천한다.

■첫 투자, 너무 심한 시세 변동… 무서웠다
어느 정도 암호화폐 전송 기능에 익숙해졌다면 이제 암호화폐를 구매해보자. 기자는 아직 초보 투자자이기 때문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리플, 이오스 정도만 구매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갑전송을 위해 리플을 몇번 구매하는건 쉬웠는데 실제로 암호화폐 보유를 위해 구매하는건 쉽지 않았다.

절차가 복잡한 것이 아니라, 무서워서였다. 특히 기자가 체험기를 위해 암호화폐를 구매하려고 햇던 주는 암호화폐 변동성이 컸던 시점이었다. 12월에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시점부터 잠시 반등했다가 크리스마스 만나면서 하락하던 시점이다. 너무 변동성이 커서 쉽사기 암호화폐 구매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기사 마감이 닥쳤기 때문에 암호화폐 구매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이오스, 그리고 리플을 조금씩 나눠서 구매했다. 이렇게 기자의 첫 암호화폐 구매가 끝났다.
여기까지 따라왔으면 이제 암호화폐 투자자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 다음편에는 다른 거래소로 암호화폐를 전송해서 알트코인에 투자해보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ICO 참여를 위한 정보 수집에도 나서보려 한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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