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 '빈수레']

"대통령 유감 표할 상황 아냐" 임종석·조국 해명만 듣다 끝나

조국 수석·임종석 실장 불러놓고 여야 민간인 사찰 의혹 신경전만
조 수석 "검찰 수사 받을 예정.. 필요하면 휴대전화 제출할 것" 민간인 사찰 지적도 강력 반박
한국당, 특검·국정조사 주장

야권의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제기와 관련,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국 민정수석이 12월 3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로 촉발된 민간인 사찰 의혹 논란 속에 12월 3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는 극심한 신경전만 난무할 뿐 의혹 해소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운영위 초반 의사진행 발언만으로 진을 뺀 여야는 본격적인 질의에 들어가서도 김 수사관의 폭로를 놓고 지루한 공방전만 이어갔다.

김 수사관이 자신의 비위를 덮기 위해 개인이 무작위로 취득한 내용을 사실인 양 폭로했다는 여당과 김 수사관을 공익제보자라고 감싸며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을 자행했다는 야당은 팽팽히 맞섰다.

운영위에 참석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대통령께서 유감을 표할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제가 정말 민간인 사찰을 했다면 즉시 저는 파면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국 "은폐하는 게 저희 일 아냐"

야권에서 청와대가 민간인을 비롯해 공무원, 정치인을 사찰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 조 수석은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 수석은 "다른 민간인 사찰, 공공비리와 관련해 민간비리가 섞여서 들어올 때 묵히는 게, 은폐하는 게 저희 일이 아니다"라며 "민간 비리는 법에 따라 관계기관에 넘기는 게 저희의 일이다. 안하는 게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김 수사관이 가져온 첩보를 대검찰청에 이첩한 목록에 대한 반박으로, 조 수석은 "김태우 요원이 작년 7월께 과거 정부 습성에 따라 민간인 정보를 가져왔고 그 뒤에도 한번 더 가져왔다"며 "그것을 특감반장 선에서 스톱시키고 폐기시켰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 질의가 잇따르자 조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취임 후 처음으로 하신 일이 국가정보원의 수백, 수천명 요원을 철수시킨 것"이라며 "열 몇 명의 행정 요원으로 민간인을 사찰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부인했다.

김 수사관의 스폰서 건설업자로 불리는 최모씨와 고교동문이란 점과 관련, 조 수석은 "최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직간접적으로 어떠한 연락도 한 바가 없다"고 단언했다. 최씨가 김 수사관의 청와대 특감반 인사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 수석은 "특감반원 모집은 사적으로 아는 사람 추천이 아니라 법무부의 추천명단을 기초로 한다"며 "저는 면접하지 않았지만, 김태우도 그 명단에 들어 있었다. 그 과정에 최씨 이름은 있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靑 vs. 野 치열한 신경전

여야는 운영위 초반부터 의사진행 발언으로 한시간에 가까운 시간을 지체했다.

김 수사관에 대한 청와대의 고발이 '직무상 기밀누설'에 그치고 있음을 지적한 자유한국당은 청와대가 사실관계가 밝혀질 것을 두려워해 '명예훼손'으로 고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유감을 표했는지에 대해 임 비서실장은 "대통령께서 유감을 표할 상황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맞섰다.

문 대통령도 이날 민주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조국 수석 출석요구는 정치공세라 생각해 운영위 출석이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임 실장과 같은 생각임을 전했다. 아울러 임 실장은 "김 수사관에 대해서도 고발해둔 상태지만, (명예훼손과 관련) 필요하면 언제든 (고발)하겠다"고 답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