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설문조사] "美·中 무역전쟁, 韓은 중립 지켜라" 압도적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01 16:49

수정 2019.01.01 16:49

국내 거시경제전문가 30人에게 묻다
한국 경제의 불안 요소
주력산업이던 기간산업의 침체..단기처방 대신 ‘체질 개선’ 강조
중소형 조선사 수주난 여전하고 내수부진 장기화로 경영 악영향
[설문조사] "美·中 무역전쟁, 韓은 중립 지켜라" 압도적

[설문조사] "美·中 무역전쟁, 韓은 중립 지켜라" 압도적

경제전문가들은 2019년 한국 경제가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불안요인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한때 우리나라 주력산업이었던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기간산업들이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성장동력을 잃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두 가지 정책 수정보다 근본적인 경제구조를 바꾸는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대외적으로는 세계 무역질서를 뒤흔들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전문가들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균형잡힌 교역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침체된 기간산업… 내수부진도 타격파이낸셜뉴스가 국내 경제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우리 경제 발목을 잡을 내부 불안 요소로 '기간산업 침체'(15명)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1·4~3·4분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289만여대로 전년동기 대비 8.4% 감소했다. 2018년 전체 생산량 역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400만대 선이 무너진 통계가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선업의 경우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형 조선사들은 여전히 수주난에 시달리고 있다. 조선업 현황을 가늠할 수 있는 선박 가격의 회복이 더딘 점도 회복세에 장애물로 여겨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다른 내부 불안요인으로 '내수부진 장기화'(12명)를 꼽았다. 가계부채, 주택가격 불안정 등으로 침체된 소비수요가 기업 경영환경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위축된 내국인들의 소비심리에 더해 늘어나는 해외소비도 내수 부진에 압력을 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말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가계에 부담으로 작용해 올해 내수부진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중 무역갈등 속 '균형' 지켜야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 경제 위협이 될 수 있는 외부 불안 요인으로 '미·중 무역갈등에 의한 불확실성'(16명)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0일 휴전'에 합의한 이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두 나라가 협상에 나섰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역시 미국과 중국 간 '90일 휴전'이 끝나는 올해 3월 1일 이후에도 미·중 무역분쟁이 여전히 주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처하는 우리 정부의 자세를 묻는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균형(중립)을 지켜야 한다'(17명)는 입장을 가장 많이 내세웠다. 이어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10명)는 입장이 그 뒤를 이었다. 중국과의 협력 또는 제3세계와의 협력을 주장한 전문가는 각각 1명, 2명에 불과했다.

한편,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크게 개선되면서, 남북 간 경제협력이 경제 활성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지 묻는 질문에 대해선 전문가 의견이 분분했다.


긍정적인 답변이 '매우 그렇다'(4명), '그렇다'(12명)로 16명, 부정적인 답변이 '그렇지 않다'(10명), '매우 그렇지 않다'(3명)로 13명이었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전문가는 1명이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철도와 가스 등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의 물꼬가 열릴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가 쉽게 시행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엇갈렸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