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시가격이 급등한 것은 부동산 과열로 땅값, 집값이 크게 오른 데다 시세에 비해 낮은 시가반영률을 한꺼번에 높였기 때문이다.
보유세를 강화하고 거래세를 낮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부동산 세제가 가야 할 방향이다. 그 틀에서 보면 공시지가 인상은 필요하다. 그러나 한번에 100%나 올리는 것은 지나치다. 공시지가 급등은 재산세, 종부세, 상속·증여세 등 재산 관련 세금부담 급증으로 이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건강보험료 부담도 늘어나고, 기초연금 혜택은 줄어든다. 공시가격이 30% 오르면 건강보험료를 평균 13% 더 내야 하고, 기초연금 수급자 9만5000명이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아무리 몸에 좋은 약도 정량을 초과해 복용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된다. 정부는 최저임금 과속인상의 후폭풍을 이미 경험하지 않았는가. 수용성(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을 훨씬 벗어나는 최저임금 인상을 하지 않았다면 지난해와 같은 극심한 일자리 부족과 경제위축을 피할 수 있었다. 공시지가도 마찬가지다. 영향을 미치는 범위가 매우 커서 이대로 밀어붙이면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 뻔하다.
국가의 조세권은 누군가를 벌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특정 계층의 세부담을 늘리기 위해 공시지가를 한 번에 두 배 이상으로 올리는 것은 올바른 조세권 행사라고 볼 수 없다. 조세저항을 유발할 위험이 크다. 공시지가 시가반영률을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완만하게 올리는 방안을 검토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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