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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양창섭-안우진 2년차 선발 리턴매치 승자 가린다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09 16:20

수정 2019.08.25 14:13

삼성 양창섭 /사진=뉴스1
삼성 양창섭 /사진=뉴스1

삼성 양창섭 /사진=뉴스1
삼성 양창섭 /사진=뉴스1


2019 프로야구는 3월 23일 개막돼 6개월 간 총 720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스포츠의 참맛은 라이벌전이다. 올 한 해 야구장에서 펼쳐질 각본 없는 드라마. 그 현장을 미리 가 본다.

양창섭(20·삼성)과 안우진(20·키움)은 고교 시절 단 한 차례도 맞대결을 벌이지 않았다. 덕수고와 휘문고 두 야구명문 고교를 다니고도 희한하게 마운드에 함께 서는 일은 없었다. 지난 해 9월 20일 운명처럼 그 날이 찾아왔다.


안우진은 6월 9일 한화전 이후 내리 11경기를 구원으로 등판했다. 9월 20일 그에게 세 번째 선발 기회가 주어졌다. 이전 두 번의 선발 경기는 최악이었다. 두 번 모두 패했다. 고작 6⅔이닝을 던져 11실점했다. 평균자책점 14.85. 불펜으로 강등된 것은 당연했다.

양창섭은 이미 선발로 14경기를 경험했다. 3월 28일 첫 선발 경기부터 승리를 맛보았다. 전년도 우승팀 KIA를 상대로 6이닝 무실점. 역대 6번 째 고졸 신인의 데뷔전 승리였다. 선발로 14번 나와 6승 4패. 나무랄 데 없는 성적이었다.

예상은 양창섭의 우위였다. 그러나 승부는 1회부터 예상 밖으로 흘러갔다. 양창섭은 1회 이정후, 송성문에게 거푸 2루타를 맞고 2실점했다. 안우진은 삼성의 1번 박해민과 2번 구자욱을 잇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결과는 안우진의 완승이었다. 5이닝 무실점, 안우진의 프로 첫 승이었다. 6⅔이닝 3실점한 양창섭은 5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이전까지 불안했던 안우진은 라이벌전을 계기로 확연히 살아났다. 마침내 한화와의 준 플레이오프서 키움(당시 넥센)의 미래로 떠올랐다. 2경기 9이닝 무실점.

지난해만 놓고 보면 전반전은 양창섭, 후반전은 안우진이었다. 고교 시절도 비슷했다. 1,2학년 시절엔 양창섭이 주목받았다. 청룡기 우수투수상, 황금사자기 MVP로 선정됐다. 해가 바뀌자 안우진이 튀어나왔다. 최고 구속 156㎞를 찍으며 키움의 1순위 지명을 꿰찼다.

양창섭은 현란한 피칭을 한다. 140㎞ 초반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한다. 복싱으로 치면 무하마드 알리 스타일이다. 한 방에 상대를 KO시키기 보다는 무수한 펀치로 그로기까지 몰고 간다.

안우진은 강펀치의 소유자다. 그의 훅에 걸리면 나가떨어지지 않을 도리가 없다. 150㎞를 웃도는 직구는 그 자체로 살인병기다. 화려한 스텝의 아웃복서와 돌주먹의 대결만큼 흥미로운 경기는 없다. 안우진은 올 해 선발 기용이 유력시된다. 삼성 선발 양창섭과 자주 마주칠 수밖에 없다.

양창섭은 시즌 후반 체력 저하를 절감했다. 8월까지는 5승 3패 평균자책점 4.63으로 썩 좋았다. 안우진은 고교 때 폭행 사건에 휘말려 초반 50경기에 나오지 못했다.
체력을 아껴 경기 종반 훅 한방을 터트렸다. 올 해 이 둘은 어떨까.

삼성과 키움은 오는 4월 16일부터 대구에서 첫 3연전을 갖는다.
이르면 이 3연전서 양창섭과 안우진의 리턴매치가 성사될 지도 모른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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