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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주식 등 위험자산 강세 계속될까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1 16:12

수정 2019.01.11 16:12

[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주식 등 위험자산 강세 계속될까

새해들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다. 대표적 위험자산인 주식·원유 등은 가격이 강세다. 그동안 세계 경제를 짓눌러오던 미국 금리인상 기조와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어느정도 완화되면서다.

미국 증시는 10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통화완화 시사로 5거래일 연속 올랐다. 미국산 원유의 기준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0.4%(0.23달러) 상승한 배럴당 52.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9거래일째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5주 만의 최고치로 올라섰다.
2010년 이후 최장기 연속 상승세다. 미국 증시가 반등으로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나면서 국제유가의 강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뉴욕증시는 기업실적 우려와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등으로 하락 출발했지만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막판 상승 반전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진행된 '이코노믹 클럽' 오찬 대담에서 "지금은 인내하면서 탄력적으로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망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당분간은 기다리면서 지켜보자는(wait-and-watch)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경기 침체를 가리키는 신호는 없다"며 과도한 경기둔화 우려를 일축했다. 연준이 올해 두 차례 추가적인 인상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사전에 정해진 계획은 없다. 올해 경제가 매우 좋게 움직인다는 전망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전날 공개된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당시 연준 위원들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질 여건이 마련됐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와 관련,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소한 5월까지는 금리 인상이 단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전했다.월스트리트저널이 새해 초 이코노미스트 73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29명(39.7%)은 추가금리 인상 시점으로 '6월'을 꼽았다.국내에서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증권 김현정 연구원은 11일 "애플 쇼크에 격동의 새해를 맞이했던 주식 시장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미·중 무역협상 개최와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으로 반등에 성공했다"며 "선진국을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며, 가장 큰 타격을 받았던 일본 증시도 낙폭을 만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통화정책 재정비는 약달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에너지 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이승훈 연구원도 "당분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다가 2·4분기를 전후한 시점부터 점차 위험자산 가격이 복원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위험자산 가격 복원의 조건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조절 가능성, 유럽의 정치적 문제 해결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무역분쟁 타결, 중국 경기회복, 신흥국 위험 완화 등을 꼽았다. 반면 아직 상승으로 추세전환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용구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및 수요회복에 대한 긍정론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의 추세변화 가능성은 미미하다"며 "코스피가 2000선을 바닥으로 봤지만 약세 속 트레이드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아직 바닥을 확인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업실적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글로벌 자산이 위험선호를 재개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는 얘기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금융·증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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