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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의 경고 "섣부른 금리인상, 경기침체 부른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5 13:58

수정 2019.01.15 13:58

Former Federal Reserve Chairman Janet Yellen speaks during a panel discussion at the American Economic Association/Allied Social Science Association (ASSA) 2019 meeting in Atlanta, Georgia, U.S., January 4, 2019. REUTERS/Christopher Aluka Berry <All rights reserved by Yonhap News Agency>
Former Federal Reserve Chairman Janet Yellen speaks during a panel discussion at the American Economic Association/Allied Social Science Association (ASSA) 2019 meeting in Atlanta, Georgia, U.S., January 4, 2019. REUTERS/Christopher Aluka Berry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성급한 금리인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제 금리인상 주기의 끝자락에 도달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세계 경기둔화가 미 경제에 충격을 줄 수도 있어 연준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급한 금리인상은 경기침체를 부를 수도 있다고 옐런은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옐런 전 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연례 전미소매업협회 총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옐런은 연준 부의장 시절부터 양적완화(QE) 축소를 주도하고, 의장이 돼서는 첫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등 매파 성향을 보여왔다.
그러나 옐런은 이날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지표 상으로는 미 거시경제 흐름이 매우 역동적으로 보이지만 그 숫자들 너머에서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총회 연설에서 "경제활동과 관련한 모든 명시적 지표들로 보면 모든 게 양호하다"면서 그러나 지난해가 좋았을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경제전망과 관련해서는 "거의 모든 이코노미스트들이 둔화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은 "세계 경제의 모든 (엔진) 실린더가 2018년에 불을 내뿜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지난해에 비해) 덜 탄탄하고, 덜 공조화된 글로벌 성장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옐런은 미 경제가 지난해 3% 가까운 성장세와 260만개 일자리 창출, 감세와 유가하락에 자극받은 탄탄한 소비심리 속에서 후반께 불안이 자리잡기 시작했다면서 올해 주의 깊게 들여다 봐야 할 주요 요인들로 유럽의 하강 위험, 글로벌 무역 긴장, 중국의 뚜렷한 둔화세를 꼽았다.

그는 이같은 우려 속에 기업심리가 흔들리고 있는 점을 특히 우려했다. 옐런 전 의장은 "기업들이 글로벌 환경, 글로벌 공급망, 교역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계획을 보류하기 시작했다는 수치들로 나타나지 않는 보도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주의를 환기했다. 옐런은 "팍팍해진 금융 여건, 주가 하락, 달러 강세, 기업 대출 금리 인상 등이 실질적인 피드백 효과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 둔화를 부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옐런 전 의장은 이번 금리인상의 마지막 주기에 진입했을 가능성도 지적했다. 금리가 동결될 수도 있고, 한 두 차례 금리인상이 더 이어진다 해도 더 이상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옐런은 "세계 경제가 하강하고, 그 충격이 미국으로 전염되면 이번 금리인상 주기의 마지막이 될 수 있다"면서 "현 시점에서 보자면 연준이 숨고르기에 나서 경제상황을 평가하고, 하방위험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마도 한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통해 금리가 3%에 근접할 수도 있고 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옐런은 지난해 2월 자신의 뒤를 이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옐런은 "지나치게 성급히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침체를 부르거나 지금의 확장세를 끝내버릴 수 있어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으면 (경기침체) 역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한편 소매업체들도 경제 흐름에 우려를 나타내기는 마찬가지였다. 앞서 전날 같은 행사에서 미 소매업체 크로거의 최고경영자(CEO) 로드니 맥멀린은 탄탄한 소비심리에도 불구하고 최대 대목 가운데 하나인 11월 '블랙 프라이데이' 주말 기간 미 소매업체들을 찾은 고객들을 숫자가 줄었다고 말했다. 이후 크리스마스 등 연말로 이어지는 대목도 신통찮기는 마찬가지였다.

맥멀린은 지난주 잇단 연말 소매매출 둔화 소식은 소비자들의 낙관적인 심리가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향하면서 기대만큼 높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들은 "미 경제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좋은 느낌을 갖고 있지만 (경제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그 전망)에 관해서는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멀린은 비록 여러 가능성 가운데 하나이기는 하지만 경기침체도 각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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