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기업·종목분석

유신, 남북 철도사업 첫 수주 상장사 되나

강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15 08:30

수정 2019.01.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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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철도 연결사업 설계 수주 유력..대북사업 수주받는 첫 번째 상장사 될 듯
-국내 SOC 시장 포화로 사업 정체..북한 시장 기반으로 제2의 도약기 맞나
-최대주주 상속 절차 마쳐..액분 및 무증 카드 만지작 관측
유신이 남북철도 연결 사업 설계 수주가 유력한 기업으로 확인됐다. 상장사 중 대북사업 물꼬를 트는 첫번째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도설계 분야 1위 엔지니어링 업체인 유신은 남북철도 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제2의 도약기에 진입할 전망이다.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가 사외이사로 선임된 아난티 시가총액이 최근 2조 3천억원을 돌파하면서 주식시장에서 북한 관련주에 대한 주가 재평가와 함께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신은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진행된 남북철도 연결 공동조사에 투입돼 경의선 및 동해선 남북철도 연결을 위한 조사를 수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단은 국토교통부, 통일부, 한국철도공사, 한국철도시설 공단 관계자와 철도.터널 분야 엔지니어링 5개 기업으로 구성됐으며, 유신은 상장사 중 유일하게 조사단에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유신, 남북 철도사업 첫 수주 상장사 되나


업계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유신의 과거 철도사업 수행 경험이나 이번 조사단 참여 사실을 볼 때, 차후 대북제재 완화 시 상장사 중 첫 번째 대북사업 수주 기업이 될 공산이 크다”며 엔지니어링 업계 전반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유신이 엔지니어링 업체 중 국내사업 비중이 크고, 특히 철도설계 분야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이 기대를 뒷받침한다.

유신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정부 당시 경의선 문산~장단간 철도복구 설계 및 감리를 수의계약으로 수행한 바 있다. 2002년에는 동해북부선, 2006년에는 동해북부선 저진~군사분계선 간에 대한 철도복구 설계 및 감리를 따냈고, 2015년에도 도화엔지니어링과 함께 경원선 백마고지~남방한계선, 연천~백마고지 기존선 전철화를 수행했다.

차후 대북제재가 완화 수순을 밟을 경우 엔지니어링사는 최우선 수혜 업종에 해당한다. 철도, 도로, 교량, 항만, 도시계획 등 어느 건설 분야에서 사업이 추진되더라도 타당성 조사, 기본 및 실시설계, 건설사업관리, 준공 후 유지관리 업무 등 시공을 제외한 건설사업의 모든 분야가 엔지니어링 업체의 손을 먼저 거치기 때문이다. 국내 대북사업 첫 수주 소식이 엔지니어링사에서 들려올 것임을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는 구조적 근거다.

대북 경협이 현실화할 경우 엔지니어링 업체 전반을 재평가 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무게가 실린다.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시장의 포화로 발주가 줄고 전환기를 맞아 신규분야 진출의 성공 여부에 따라 엔지니어링사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유신은 1966년 설립 이후 경부고속도로 설계를 수행한 데 이어 1980년대 후반에는 경부고속철도의 설계 및 공사감리를, 1990년대 초반에는 인천국제공항의 설계 및 감리를 수행하는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내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점차 국내건설이 고도화되고 산업 기반이 갖춰지면서 발주량이 줄기 시작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해외진출 강화에 힘쓴 도화엔지니어링에게 업계 1위 자리를 내줬다. 2009년만 해도 영업이익률 7%대를 유지하며 164억의 영업이익을 거두던 유신은 이후 내리막길에 접어들며 실적이 점차 축소돼 왔다. 국내 건설 인프라 시장의 고도화로 일감이 부족해진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라는 거대한 신시장이 열리면 엔지니어링 업계는 향후 10년 이상의 새롭고 풍부한 먹거리에 대해 기대를 가질 수 있다.

한편 유신은 주가 측면에서도 일부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남북 경협주들이 재차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아난티는 짐 로저스 영입 후 시가총액이 한 달여 만에 8116억에서 2조 3천억 대까지 불어났다. 철도 관련 대장주인 대아티아이의 시총도 6027억 원으로 늘었다. 이에 반해 유신의 시가총액은 전일 기준 587억 원으로 극명하게 대비된다.

유신은 지난 몇 년간 주주행동주의를 표방하는 소액주주 그룹으로부터 꾸준히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를 통한 유통주식 유동성 제고 방안을 요구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도 최근 들어 유동성 제고를 위한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는 게 업계 일각의 관측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유신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54.26%로 이를 제외한 유통물량은 45.7%에 불과한 수준이다.

회사는 2018년 4월 20일 전긍렬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장남인 전경수 회장이 최대주주로 변경된 바 있다.
전경수 회장은 고(故)전긍렬 회장의 지분 17.23%를 상속받아 지난 6월 재산 상속을 마무리했다. 상속 주식의 지분가치는 2018년 6월 12일 종가 2만2750원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현재 유신의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1만 9550원으로 전경수 회장의 상속가를 밑돌고 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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