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 3·4호기' 논란 ..출구 안 보이는 탈원전 갈등

靑 에너지전환 정책 불변에도.. 野·원자력업계 "공론화해야"
실현 가능성 없지만 여론이 변수.. 매몰비용 최대 1조 추산되자 공사 재개 낫다는 의견도 있어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 찬반 논란이 뜨겁다. 공사 재개 여부를 공론화에 부치자는 찬(贊)원전 진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백지화는 결정된 사안이며, 에너지전환 정책은 바꿀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정부 '신한울 3·4호기' 공론화 불가

16일 정부 및 원전 업계에 따르면, 신한울 3·4호기 논란이 확산되면서 공론화가 가능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하지만 에너지전환 정책을 확정한 정부로선 원전 문제를 놓고 공론화를 다시 할 이유가 없다. 현재로선 공론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는 이유다. 다만 여론의 추이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여당 및 원자력 학계가 중심이 된 탈원전 반대 국민청원은 30만명을 넘어섰다. 만에 하나 공론화를 한다면 '신고리 5·6호기' 때처럼 숙의과정이 진행될수록 건설재개 의견이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갈등 사안마다 공론화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닌 데다 정부 갈등 해결 능력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직후(2017년 5월)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결정했을 때, 당시 설계용역 중이던 신한울 3·4호기도 곧바로 중단됐다. 이후 그해 말 제8차 전력수급계획(2017~2031년)에서도 배제됐다. 문제는 이때 원자력업계 관행대로 주기기 제작업체인 두산중공업이 수천억원대 원자로용기, 발전기 등을 설계·제작했다는 것이다.

■결국 '수천억 보상문제' 이슈

신한울 3·4호기는 현재 '중단' 상태다. 법적으로는 발전사업 허가(2017년 2월 취득)가 2021년까지 유효하다.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은 시공사 배상 절차가 진행 중인 이유로 이사회에서 사업계획 종결 승인을 하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2018년6월)으로 한수원 이사 11명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한 상황이어서 신중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하지만 원전 산업계의 '사전 제작'이 탈이 났다. 결국 공기업(한수원 3230억원 주장)과 민간기업(두산중공업 4950억원)은 손해배상 문제로 맞섰고, 현재 1000억원 이상 나는 보상액 차이로 갈등 중이다. 설계용역, 지역지원금 등 여러 비용을 다 합치면 신한울 3·4호기 매몰비용은 8000억~1조원에 달한다는 추정이다. 이와 관련,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신한울 3·4호기 공사 중단에 따른 보상금 문제에 대해 두산중공업과 계속 협의 중이다. 최종 합의가 안되면 소송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수원은 이미 지난해 2·4분기에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에 따라 1291억원을 손상 처리했다.

한수원은 비용 보전액을 정부에 청구할 방침이다. 정부는 적법·정당한 지출에 대해 국가 예산과 기금 등으로 보전하겠다는데, 결국 국민 세금이다.

■출구 안 보이는 '탈원전 갈등'

현재 기준 우리나라의 마지막 원전은 '신고리 6호기(2024년 6월 준공)'다. 이렇게 되면 원전은 현재 23기(22.5GW)에서 2022년 28기(27.5GW)로 늘었다가 2030년 14기(16.4GW)로 줄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비롯된다. 정부가 줄곧 주장하는 대로 원전이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원전 업계는 '신고리 6호기' 기기를 납품하면 국내 원전 생태계가 끝난다고 보는 입장 차이다.

2017년 공론화에서 국민들은 '점진적 원전 감축'을 더 많이 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탈원전이 △전기요금 인상 △급격한 육해상 태양광발전 설치에 따른 환경훼손 및 경제성 저하 △한국전력 등 발전공기업 적자 지속 △해외 원전 수출 실패 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원치 않는다. 원전 관련 전문가는 "정부는 점진적 에너지전환 정책이 옳다는 입장이 확고하지만, 결국 이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후유증)에 대해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만에 하나 신한울 3·4호기 공사가 재개돼도 역풍은 거세다.
이렇게 되면 울진지역에만 원전 10기가 가동되는데, 세계 최고의 단위 면적당 원전 밀집도다. 또 폐쇄적인 원전 산업계가 혁신없이 이들의 이익을 위한 원전 건설 위주의 과거 정책과 다를 바 없다는 점, 일감 절벽을 막기위한 임시방편으로 8조원을 들여 원전 2기를 신규 건설하는 것이 국내 전력여건(예비전력 25%) 등에 합당한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에너지전환 정책도 전면 수정을 해야하는 혼란도 불가피하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