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미술품 등 실물자산 토큰화 할 블록체인 기술 제공합니다”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1 10:50

수정 2019.04.10 17:46

블록체인 테크 스타트업 코드박스 서광열 대표 인터뷰...STO 활용사례 확대 기대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기술 중심 창업초기기업) 코드박스가 자체개발한 자산 토큰화 플랫폼 ‘코드체인’을 본격 가동하면서 국내외 파트너사 확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코드박스와 기술 제휴를 맺은 업체는 유·무형 실물자산 토큰화에 특화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비롯해 관련 거래소, 지갑, 토큰 관리 도구 등을 종합 지원하는 코드체인을 각자의 비즈니스모델(BM)에 맞춰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미국과 싱가포르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서 실물자산을 담보로 암호화폐를 발행·거래하는 ‘증권형 토큰 발행(STO·Security Token Offering)’이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업체들도 본격 이용사례(Use Case)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가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박범준 기자
서광열 코드박스 대표가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박범준 기자

■증권형과 유틸리티 등 모든 실물자산 토큰화 지원
코드박스 최고경영자(CEO)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는 서광열 대표( 사진)는 21일 서울 봉은사로 논스 제네시스에서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 인터뷰를 통해 “코드체인은 자산 토큰화를 위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최근 코드체인 메인넷(독립된 블록체인 네트워크) 직전 단계인 3차 테스트넷을 출시한 후, 미술품과 부동산 등 다양한 실물자산 토큰화를 준비하고 있는 비시드 파트너스와 첫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코드박스는 코드체인 활용범위를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에만 국한시키지는 않고 있다. 서 대표는 “실물자산을 토큰화한 에셋 토큰(Asset Token)을 일괄적으로 증권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며 “상가건물을 부동산 신탁회사에 맡긴 후 발생하는 수익을 증권화해 토큰으로 판매하는 BM도 있지만, 해당 상가를 이용하는 회원권 등 유틸리티 토큰(Utility Token)으로 설계된 BM에 대해서도 기술지원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셋 토큰과 유틸리티 토큰 등의 성격을 투자 시기 및 유형에 따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토큰’이 STO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추세에 따라 코드체인이 운용되는 것이다.

자산 토큰화 플랫폼 기업 코드박스는 핀테크 업체 비시드 파트너스와 디지털 자산 발행·거래 시스템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코드박스
자산 토큰화 플랫폼 기업 코드박스는 핀테크 업체 비시드 파트너스와 디지털 자산 발행·거래 시스템 적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코드박스

■STO는 자금조달 수단 아니다…유동성 확보가 핵심
서 대표는 업계 일각에서 STO를 기존 암호화폐공개(ICO)와 같은 자금 조달 수단으로 접근하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그는 “증권형 토큰은 발행 단계부터 거래까지 토큰이 증권임을 인정하고 증권 관련 법(자본시장법)을 준수하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 플랫폼’으로 변질된 ICO와는 출발점부터 다르다”며 “ICO가 안되니 STO를 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즉 부동산과 미술품, 지식재산권(IP) 등 유동자산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술로 토큰화해 거래 투명성과 유동성을 높이는 게 STO의 본질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서 대표는 “에셋 토큰화는 기존 금융 시장의 확장을 의미한다”며 “부동산과 미술품, 음원 콘텐츠 등을 일반인들이 부분적으로 투자 및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이뤄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블록체인·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을 다루는 법·제도가 미비한 점은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한다. 서 대표는 “한국에서는 자본시장법에 따라서 증권형 토큰 발행까지는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 거래를 어디서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구체적 해법이 없다”며 “거래를 못하면 유동성 역시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토큰 발행 의미 자체가 퇴색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도 증권형 토큰에 대해서는 미국 규제를 따라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그 이전까지는 법·체계가 명확한 미국과 싱가포르 등을 거점으로 증권형 토큰 등 에셋 토큰화 시장이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초 카카오벤처스와 두나무앤파트너스(옛 케이큐브벤처스와 두나무)로부터 시드투자를 받은 코드박스는 현재 ‘시리즈A’ 단계의 후속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주요 투자자들이 코드박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서 대표와 개발인력의 맨파워다.
서 대표는 한국인 최초로 오픈소스 브라우저 엔진 ‘웹킷’의 커미터(프로젝트 개발 기여자)로 활동한 바 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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