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

소음·진동·매연 ‘3無 버스’… 미세먼지 걱정도 덜어준다

김두일 정책사회 선임기자 
서울 전기버스 직접 타보니
서울시 전기 시내버스 시범운행..1시간 충전에 경주까지 주행 가능..소음·진동 거의 없어 승차감 쾌적
2030년 7400여대 친환경버스로 현대차·에디슨모터스·하이거 등 국내외 3곳 3兆 시장 놓고 격돌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 지난 14일 아침 서울 강일동에 있는 강동공영차고지를 찾았다. 서울시가 지난해 말부터 시범운행 중인 전기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서다. 이곳에는 현대자동차와 에디슨모터스가 만든 전기버스 10대가 3413번을 달고 수서경찰서 노선을 운행하고 있다. 차고지에 도착하자 때마침 운행에 앞서 충전하고 있었다. 색깔과 외형은 기존에 운영되는 액화천연가스(CNG) 저상버스와 별반 차이가 없다. 다만 상단의 하얀색 실선과 함께 '친환경전기버스'라는 문구를 통해 전기버스라는 걸 알 수 있다. 충전시간은 완전방전 기준 1시간 남짓 걸리지만 회차 때는 상당부분 남아있기 때문에 20분 남짓이면 충전이 끝난다는 게 버스기사의 설명이다. 완전충전 상태에서 현대차 전기시내버스는 서울에서 경주까지 거리인 290㎞, 에디슨모터스 전기 시내버스는 서울에서 대구까지 거리인 258㎞를 달릴 수 있다. 중국 하이거의 전기 시내버스는 운행거리가 210㎞로 상대적으로 짧다.


■"소음·진동 적고 매연은 제로"

출발 시간에 맞춰 토종 중소자동차 회사 에디슨모터스가 만든 전기버스에 교통카드를 찍고 올랐다. 내부의 좌석배치 등은 일반 버스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소음이나 진동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맨 뒷좌석에 앉았다. 내연기관(엔진)이 없어 매연은 아예 없고, 소음과 진동도 기존 버스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적었다.

운전기사는 "노선을 운행하는 데 출근시간대 기준 왕복 2시간 정도 걸린다"면서 "소음과 진동이 적어 피로감이 훨씬 덜하다"고 말했다. 그는 "차량의 성능도 일반 버스와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특히 이 버스는 차체가 복합탄소·알루미늄소재로 돼 있어 접촉사고가 나도 충격이 덜해 안전한 데다 웬만한 충격에도 차체가 찌그러지지 않고 복원된다.

동승한 에디슨모터스의 이창덕 차장은 "쇠망치로 차체를 내려치면 충격을 충격흡수해 한순간 찌그러졌다가 복원된다"며 "안전성과 경제성을 모두 높였다"고 소개했다. 더구나 차체가 가벼워 연비나 부식에도 강하다는 게 이 차장의 설명이다.

현대차와 하이거의 전기버스도 타봤다. 역시 소음과 진동, 매연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승객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한 승객은 "진동과 소음이 없어 승차감이 좋다"면서 "매연도 발생하지 않는 만큼 전기버스 등 친환경차 보급을 최대한 앞당겨 미세먼지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 하이거의 전기버스는 의자 옆에 별도의 휴대폰 충전시설이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전기버스인데도 모든 전기버스는 정차하면 시동이 꺼지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시동이 걸리도록 돼 있다.

서울시는 이 외에도 국민대~공덕동 노선(1711번)에 9대, 양천공영차고지~서울대 노선(6514번)에 중국 전기차업체 하이거가 만든 전기버스 10대를 각각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시범운행을 통해 제작사별 차량 성능과 배터리 성능, 안전성, 편의성, 사후관리 등을 점검해 '서울형 전기시내버스 표준모델'을 마련하고 전기버스 도입정책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2025년까지 3000대로 늘리고, 2030년까지는 7400여대 모두를 공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전기 시내버스나 수소 시내버스로 전면 교체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기 시내버스는 무엇보다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도입을 결정한 만큼 시범운영을 통해 서울에 최적화된 전기버스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소음진동이 적고 매연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 시내버스가 미세먼지를 줄일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30년까지 시내버스 7400대를 모두 전기 시내버스 등 무공해 차량으로 교체할 방침이다.지난해 12월부터 강동공용차고지~대모산입구역을 운행하는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 외관(위 사진)과 내부(아래 사진)

■3조원 서울 전기버스 시장 승자는?

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매연 없는 전기버스 도입에 박차를 가하면서 전기차업체들의 차량 납품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시내버스를 전기 시내버스 등 무공해 차량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서울시내에는 현재 7400여대의 시내버스가 굴러다닌다. 전기버스 대당 가격이 4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서울에서만 총 3조원의 시장이 생기는 셈이다.

서울시는 우선 전기시내버스 도입을 위해 지난해 8월 국내업체인 현대차와 에디슨모터스, 중국의 하이거 등 3개 업체를 시내버스 우선 공급 사업자로 선정하고 같은 해 말부터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현대차 14대, 에디슨모터스 5대, 하이거 10대 등 총 29대다.

1년간의 시범운영을 통해 '적합' 판정을 받은 업체에 올 연말에 다시 65대를 추가 배정한다. 이런 식으로 단계적으로 늘려 2025년까지 2500대를 교체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동시에 이들 업체 외에도 안전, 품질 등 서울시가 정한 요건을 갖춘 기업에 전기시내버스 납품을 허용하는 등 2030년까지 7400여대 전량을 전기시내버스 등 친환경버스로 바꿀 계획이다.

현대차는 현재 서울 시내버스의 90% 이상을 독점 공급하는 이점을 최대한 살려 전기버스 시장에서도 우위를 지키겠다는 각오다.

반면 후발업체인 에디슨모터스와 하이거는 가격경쟁력과 기술력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 현대차 중심의 독점구조를 깨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서울시는 예산절감 차원에서 사업자 선정에서 국제입찰을 벌이고, 가격경쟁력을 입찰의 주요 잣대로 삼고 있다.
우선 납품대상 기업에 중국의 하이거를 선정한 것은 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국산 전기버스는 가격이 4억원대로 중국 하이거의 전기차(3억5000만원)보다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앞서 몇 년 전에는 2700억원 규모의 지하철 전동차 입찰에서 국내 대기업 대신 가격경쟁력을 갖춘 국내 중소 전동차 제작사를 선정해 납품받기도 했다.

dikim@fnnews.com 김두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