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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공짜야근' 사라지나..포괄임금제 폐지 이어져

김아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1 15:25

수정 2019.01.21 16:00

게임업계에서 일명 '공짜 야근' 관행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게임사의 포괄임금제 폐지가 올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근로 등에 대한 시간 외 근로수당을 급여에 포함시켜 일괄 지급하는 것이다. 그간 포괄임금제는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장시간 근무를 강행하는 '크런치 모드' 등 정확히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게임사에서 관행적으로 도입하고 있었다. 실제 게임업계 근로자들은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야근을 해도 추가 수당을 받기 어려웠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포괄임금제 폐지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노사간 갈등 조짐도 감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포괄임금제, 폐지 봇물
2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네오플, 펄어비스, 웹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게임기업들이 줄줄이 포괄임금제 폐지에 나서고 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외에 연장근무하는 것에 대한 수당도 연봉에 미리 반영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짜 야근' 비난을 받아왔다.

업계 최초로 노조를 출범한 넥슨과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노조차원에서 포괄임금제 폐지를 놓고 교섭을 진행해 왔다. 넥슨 자회사인 네오플이 최근 노조 측과 포괄임금제 폐지를 잠정 합의, 이달 말 네오플 조합원을 대상으로 포괄임금제 폐지 등을 골자로 한 단체협약 찬반 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플 사측과 노조 측은 포괄임금제 폐지와 관련한 단체협약 내용에 잠정 합의했고 해당 안건이 조합원 대상 투표를 통과하면 네오플은 최종적으로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게 된다. 오는 22일 네오플 조합원 대상 설명회 이후 공식 발표된다.

네오플에 이어 넥슨코리아도 포괄임금제 폐지와 관련한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도 넥슨과 같은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소속인 만큼 비슷한 형태로 교섭이 진행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앞서 지난해 펄어비스를 필두로 웹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포괄임금제 폐지를 발표했다.

"부작용 최소화 해야"
그러나 게임업계의 포괄임금제 폐지 행렬이 초래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포괄임금제는 임금 상승 부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게 게임업계의 과제다. 게임 유행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새로운 게임을 계속해서 내놔야 하는 실정이지만 포괄임금제가 폐지되고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신작 출시일을 연기하거나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이 같은 실질적인 임금 상승이 가져올 부담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야 할지가 관건이다.

지난해 위메이드는 포괄임금제 폐지를 확대 시행하면서 우려되는 생산성 하락은 대형라인업 집중과 지식재산권(IP)사업 로열티 매출 강화, 투자를 통한 이익 실현으로 보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에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포괄임금제 지도지침 마련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포괄임금제 오·남용 방지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올 초 발표할 계획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직원 수가 많은 대형 게임사들은 포괄임금제를 폐지하면 분명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며 "인건비 상승에도 효율성을 증가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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