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대장지구 1400가구 공공임대주택 공급 계획 9번 유찰
성남시 "우리시에 이익이 될수 있도록"...민간 분양 전환 카드 만지작
성남시 "우리시에 이익이 될수 있도록"...민간 분양 전환 카드 만지작
성남 판교 대장지구에서 공급 예정인 공공임대 주택이 사실상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성남시는 성남 판교 대장지구에 오는 2020년까지 민간분양 아파트 4300가구, 국민임대 주택 1400가구를 공급하는 도시개발계획을 세웠지만 임대주택 1400가구 공급이 차일 피일 미뤄지고 있다. 사업 시행사인 성남시도시개발공사(성남도시공사)는 국민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사업자 모집을 2017년 8월부터 9차례나 실시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이에 성남시는 도시개발법을 근거로 공공 임대주택 대신 민간 아파트 공급으로 돌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주거불안 해소라는 공공임대의 취지를 무시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판교, 임대주택 공급 무산 위기
23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성남시는 2014년 5월 고시를 통해 대장지구와 성남 제1공단을 결합해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판교신도시의 넘쳐나는 주택 수요를 분산하고자 대장지구에는 민간분양 4300가구, 30년 국민임대 주택 1421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다. 5년이 지난 지금, 당초 계획과는 달리 성남도시공사는 국민 임대주택을 일반 분양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7일 열린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성남시의회와 성남도시공사는 성남 대장지구 9단지, 10단지에 공급 예정인 임대주택을 일반 분양으로 돌리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윤정수 성남도시개발공사사장은 임대주택 공급 예정단지인 9단지, 10단지 사업자 모집이 9차까지 유찰이 됐다고 박호근 성남시 의원에게 보고했다. 이에 박 의원이 "(일반분양으로) 전환할 수가 있지요?"라고 물었다. 윤 사장은 "할 수 있다"고 대답하고 "현재 법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거기서 상당한 이익금이 나와야 (다른 사업에) 쓸 돈들이 일정 부분 있다"며 "가능하면 성남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우리시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해서 이런 사업이..."라고 말했다.
문맥상 공공 임대주택을 시의 이익을 위해 일반 분양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보라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성남시도시개발공사 관계자는 "2017년 8월부터 첫 사업자 모집을 실시해 현재까지 9차례 유찰됐다"면서 "도시개발업무지침에 따라 임대주택건설용지로 공급할 용지가 공급공고일 이후 6월 이내에 공급되지 않으면 국민주택규모의 분양주택건설용지로 공급할 수 있어 법적으로는 민간 분양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 "공사나 빨리 해 달라"
대장지구는 판교신도시와 분당신도시의 배후 지역으로 용인 수지와도 가까워 입지가 매우 좋은 것으로 평가 받는다. 민간분양 물량의 경우 대우건설,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해 택지를 낙찰 받았다. 하지만 임대주택 물량은 30년으로 임대 기간이 길다 보니 시행사 등이 사업성이 떨어져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인터넷 부동산 카페 등에서는 성남시의회 회의록을 캡처해 "임대는 실수요자에게 인기 없고, 주민에게도 인기 없고, 시행사들에게도 인기가 없다"며 "분양이든 임대주택이든 입주 예정인 사람을 위해 공사가 입주 전에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성남시 분당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현재 판교에서 10년 공공임대 아파트 분양전환을 놓고 일반 아파트 거주민, LH, 분양전환자 사이에 말들이 많다"면서 "인근 주민들은 공공임대 주택이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져 일반 분양을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공임대 물량을 민간분양으로 전환하는 것은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임대 택지를 민간에 매각한다는 발상이 국민과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며 "성남시나 경기도에서 비용을 더 쓰더라도 공익적 차원에서 50년 이상 공공임대로 돌려서라도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공공임대 택지를 민간 자본에 떠넘겨 일반 분양으로 전환하는 것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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