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캄캄한 반도체 시장] 서버D램 값 20%이상 추락 예고… 반도체 수출 1분기가 고비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2 17:24

수정 2019.01.22 17:24

수요 120%까지 초과 공급 전망..인텔 ‘펄리’ 출시효과마저 시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타격..2분기 무역전쟁 해소땐 회복 가능
[캄캄한 반도체 시장] 서버D램 값 20%이상 추락 예고… 반도체 수출 1분기가 고비

지난 2년간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을 이끌었던 서버 D램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이에 최근 한 세계적 시장조사업체는 올해 1·4분기 서버 D램 가격 하락폭을 기존 예상치보다 하향 조정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붐이 일면서 축적한 재고로 인해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 그 근거로 제시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도 서버 D램 공급업체엔 악재다. 이에 따라 세계 D램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올해 1·4분기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4분기 서버 D램 계약 가격이 전분기 대비 2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업체가 기존에 예상했던 하락폭인 15%보다 하향 조정됐다. 마크 리우 수석연구원은 "서버 D램의 가파른 가격 낙폭은 (수요업체들의) 재고 감축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버 D램은 지난 2년간 메모리 반도체 초호황을 이끈 주역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순탄치 않은 시장환경에 맞닥뜨릴 것으로 보인다.

서버 D램은 초과공급 상태다. 지난해 4·4분기 서버 D램 공급업체들은 전체 수요의 90%가량을 소화하는 공급량을 기록했다. 수요초과 현상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 1·4분기엔 120%로 껑충 뛰어오를 전망이다. 현재 미국 데이터센터 운영업체들은 5~6주 분량의 서버 D램 재고를 갖추고 있다. 그 밖의 제조업체 역시 4주분의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이들의 재고 수준은 평소의 2배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수요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서버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인텔의 펄리 플랫폼 출시효과가 시들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 고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 출시되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서버 D램 역시 수요가 급증한다. 하지만 펄리 플랫폼이 출시된 지 약 1년이 지나면서 업계는 '펄리 효과'가 끝났다고 보고 있다. 또 세계경제 전망이 비관적인 데다가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도 수요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

전 세계 D램 시장의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4분기 매출 추정치(컨센서스)는 10조3205억원, 영업이익은 5조1546억원이다. 하지만 내년 1·4분기에는 매출 8조2370억원, 영업이익 3조4172억원으로 떨어진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1·4분기에 지난해 4·4분기보다 악화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4·4분기 잠정실적은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이지만 올해 1·4분기 전망치는 매출 55조7254억원, 영업이익 9조8058억원이다.

한편 서버 D램 수요가 오는 2·4분기부터 차차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되면서 중국 업체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또 인텔이 올해 2·4분기에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플랫폼을 출시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 역시 "서버 D램 가격은 올해 3·4분기부터 안정화 추세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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