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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전 없는 미·중 무역협상] 지갑닫은 中… 韓 소비재·관광도 타격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3 16:55

수정 2019.01.23 16:55

화장품 등 對中수출 타격 불가피
[진전 없는 미·중 무역협상] 지갑닫은 中… 韓 소비재·관광도 타격

중국 경제 둔화 위기감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소비재와 관광업에도 상당한 후폭풍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기가 둔화되면서 중국인들이 소비를 줄이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다. 그동안 '한류 특수'를 타고 대중국 수출을 확대해 온 우리 소비재에는 악재다. 유커(중국인 관광객) 덕을 봤던 우리 관광업도 영향권이다.

23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국 소비재 수출은 55억9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여파가 있었던 지난 2017년 46억8700만달러에 비해서는 17.5%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사드 보복 전인 지난 2016년 70억2100만달러와 비교하면 21.5% 줄어든 것이다.

대중국 소비재 수출은 올해 다시 위기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중국 경기 둔화에 중국인의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어서다.

지난 2013년 11월 13.7%에 달한 소매판매 증가율(전년동기 대비)은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1월 8.1%를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8.8%)에 못 미쳤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증가율이다. 지난해 1∼11월 중으로는 9.1% 증가, 지난 2017년 같은 기간 증가폭인 10.3%를 하회했다.

이에 따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PBOC)은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이달에 모두 1%포인트 내리는 등 통화정책 완화에 나선 상황이다.

특히 우리 화장품 업체들이 중국의 소비 둔화에 직접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해 12월에 일부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대중국 화장품 수출액은 1억4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약 4% 역성장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0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이며 추석이나 설 연휴로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 달을 제외하고 보면 사드 보복 영향이 있던 지난 2017년 4월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중국인의 소비 위축이 위기감으로 다가오기는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관광 및 관련 내수 업종들도 마찬가지다. 실제 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이 줄면서 국내 내수에 풀리는 돈이 감소한 전례가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사드 갈등 이전인 지난 2016년의 경우 외국인의 국내 소비지출이 분기당 평균 4조원에 가까웠지만 지난해의 경우 분기당 평균 2조800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분기당 3조원이 넘는 수준이다.
단순 계산은 예년에 비해 내수에 풀리는 자금이 분기당 1조원 가까이 줄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관광객이 감소하면 서비스 수출(외국인의 국내 소비)이 줄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경기가 악화된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소득이 늘어야 우리 소비도 확대되는데 유커가 줄면 이들 소득이 줄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지난해에도 유커가 회복됐지만 회복 속도가 미진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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