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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광화문광장 또 말썽… 이번엔 장관·시장 충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5 17:36

수정 2019.01.25 17:36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세게 맞붙었다. 서울시가 내놓은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 때문이다. 지난 21일 서울시가 광화문 앞에 역사광장을 조성하는 새 설계안을 내놓자 이틀 뒤 행안부는 "이는 합의되지 않은 사안으로 수용이 곤란하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핵심은 정부서울청사 부속건물 철거 여부다. 서울시의 새 설계안은 정부서울청사 4개동을 허물고 청사 앞 도로와 주차장을 모두 광장으로 수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행안부는 청사의 기능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입장은 25일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졌다. 김부겸 장관이 이날 한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설계안은 한마디로 정부서울청사를 포기하라는 것"이라면서 "정부청사를 관리하는 행안부 장관으로서는 그런 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원순 시장은 같은 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세상에 절대 안되는 일이 어딨겠느냐"며 "이는 청와대와 협력해 쭉 추진해왔던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잠재적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박 시장과 김 장관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낳았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문제에 감정을 소비하는 듯한 모양새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의 새 설계안 발표가 다소 섣불렀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시는 이번 설계안이 공모 당선작일 뿐이라고 한발 뺐지만 이는 책임 있는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이번 설계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분명히 한 김부겸 장관의 주장은 정부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장관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그러나 서로 의견을 청취하고 더 좋은 방안을 찾기 위한 대승적 논의를 막을 이유는 없다.


이번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시간이 좀 필요해 보인다. 차제에 서울시와 행안부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먼저 할 일이다.
그래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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