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의 입장은 25일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졌다. 김부겸 장관이 이날 한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설계안은 한마디로 정부서울청사를 포기하라는 것"이라면서 "정부청사를 관리하는 행안부 장관으로서는 그런 안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박원순 시장은 같은 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세상에 절대 안되는 일이 어딨겠느냐"며 "이는 청와대와 협력해 쭉 추진해왔던 일"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잠재적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박 시장과 김 장관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낳았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문제에 감정을 소비하는 듯한 모양새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의 새 설계안 발표가 다소 섣불렀다는 의견이 많다. 서울시는 이번 설계안이 공모 당선작일 뿐이라고 한발 뺐지만 이는 책임 있는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이번 설계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분명히 한 김부겸 장관의 주장은 정부의 살림을 책임지고 있는 주무장관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그러나 서로 의견을 청취하고 더 좋은 방안을 찾기 위한 대승적 논의를 막을 이유는 없다.
이번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시간이 좀 필요해 보인다. 차제에 서울시와 행안부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국민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먼저 할 일이다. 그래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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