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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세계 최고 수준의 과산화수소 촉매 개발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7 12:11

수정 2019.01.27 12:11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주상훈 교수팀
【울산=최수상 기자】 ‘과산화수소(H₂O₂)’를 전기로 만드는 새 촉매가 개발됐다. 친환경적이고 값싸게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새로운 길이 열릴 전망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주상훈 교수팀이 전기를 이용해 산소(O₂)를 과산화수소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고성능 탄소 촉매’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촉매는 반응을 활발하게 만드는 엣지(Edge), 즉 가장자리가 풍부하다. 그 덕분에 엣지가 거의 없을 때보다 28배나 뛰어난 과산화수소 생성 능력을 보였다.

제1저자인 사영진 UNIST 박사는 “탄소 원자가 모여 흑연 결정을 이루면서 나타나는 엣지는 촉매 활성이 우수하다고 알려졌다”며 “이 연구에서는 엣지가 많이 노출된 탄소 물질을 합성하는 데 성공해 과산화수소 생성 성능을 크게 높였다”고 밝혔다.


과산화수소는 냄새가 없고, 무색투명하며, 강한 산성을 띠는 액상 화합물이다. 종이를 만드는 제지산업을 비롯한 다양한 화합합성 분야에서 널리 쓰인다. 기존에는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다 고압의 수소(H₂)와 귀금속 촉매(Pd)를 사용하는 공정으로 만들어 생산단가가 높았다. 게다가 유기폐기물이 다량 생성돼 환경오염도 유발했다.

친환경적이고 값싼 과산화수소 생산법으로는 ‘전기화학적 변환’이 꼽힌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 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공기 중 산소를 과산화수소로 변환시키는 방식이다. 이때 산소를 환원시켜 선택적으로 과산화수소로 전환하는 반응을 촉진하는 저렴한 촉매가 가장 중요하다.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주상훈 교수 /사진=unist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주상훈 교수 /사진=unist

주 교수팀은 나노 다공성 물질의 구멍 내부에서 탄소 원자를 흑연 결정으로 성장시키는 전략을 고안했다. 구멍 속에서 성장한 탄소 원자는 수직으로 층을 이루는데, 이때 엣지 수가 현저히 증가한 구조가 만들어지게 된다.

엣지 수가 늘어난 탄소 촉매는 엣지가 거의 없는 탄소 나노튜브(CNT)보다 약 28배 높은 과산화수소 생산 성능을 보였다. 산소 선택도 99% 수준으로 매우 우수했다.
현재 보고된 탄소 촉매 중 최고 성능이다.

주상훈 교수는 “고성능 탄소 촉매로 얻은 반응수는 추가로 분리하거나 농축하지 않고 표백이나 산폐수 처리 등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며 “새로운 탄소 촉매를 전기적 과산화수소 산업으로 응용할 미래가 매우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계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독일의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게재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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