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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9년 만에 최저 기록한 한국경제 고용창출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27 17:32

수정 2019.01.27 17:32

한국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급속히 추락하고 있다. 2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탄성치는 0.136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0.518)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고용탄성치는 취업자 증가율을 실질국내총생산(GDP) 증가율로 나눈 값으로, 경제가 1% 성장할 때 일자리가 몇 % 늘어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우리 경제가 2.7% 성장할 때 일자리는 0.36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자리 증가율이 성장률의 7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용탄성치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경제가 발전할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속도가 유난히 빠르다는 점이 문제다. 지난 2012년(0.762)과 비교하면 불과 6년 사이 5분의 1 토막이 났다. 이 같은 고용탄성치 급락은 단기적으로는 불경기와 정부 일자리정책 실패가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고용확대에 불리한 산업구조 영향이 크다. 이 부분은 고용악화에 지속적으로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근본적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자리를 만드는 능력은 산업별로 큰 차이가 난다. 제조업보다 서비스산업, 수출보다 내수산업 쪽이 일자리를 더 잘 만들어낸다. 특정산업의 산출액 10억원당 직간접으로 늘어나는 취업자 수를 취업유발계수라고 한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반도체에 의존한 성장을 했다. 반도체 등 전자업종의 취업유발계수는 5.3명으로 제조업 중에서도 낮은 편에 속한다. 서비스산업과 비교하면 거의 4분의 1이다.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취업유발계수(2014년 산업연관표 기준)는 제조업종 대부분이 10명 이하인 데 비해 도소매업(20.2명), 음식점·숙박업(25.9명), 사업지원서비스(28.3명) 등 서비스산업 쪽은 20명을 넘는 업종이 수두룩하다.


한국 경제가 고용위기를 극복하려면 제조업과 수출 위주 성장전략에서 벗어나야 한다. 일자리를 계속 늘려 나가려면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서비스와 내수산업 투자를 집중적으로 늘려야 한다.
고용을 생각한다면 서비스와 제조업, 수출과 내수산업의 균형 있는 성장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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