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예타 면제 확정]

23개 지역사업 나눠먹기… 혈세 24조 푼다

정부, 예타면제 사업 선정..GTX-B노선 등 수도권사업 배제
도로·철도 포함 SOC가 83%..연구개발에는 3조6천억 투입
선심성 비판에 사업비 줄였지만 MB 4대강 규모 뛰어넘어 논란

연합뉴스
정부가 29일 발표한 24조1000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사업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국가재정 악화 우려 등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일부 지자체는 적극적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29일 한국환경회의 관계자들이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규모 건설·토목사업에 대한 예타면제 추진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위쪽 사진). 반면 경기 포천 시청에서 열린 도시철도 7호선 예타면제 확정 브리핑에 참석한 박윤국 포천시장과 시민들은 만세를 부르고 있다(아래쪽 사진). 연합뉴스
정부가 서부경남 고속철도(KTX), 새만금국제공항 등을 포함해 23개, 총 24조1000억원 규모의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하기로 했다. 20조5000억원은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다. 연구개발(R&D)사업은 3조6000억원이다. 국가균형발전을 도모해 기업과 일자리, 투자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부 복안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 등 수도권 사업은 제외됐다. 선심성 논란이 거세지면서 4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던 사업비는 20조원대로 줄었다. 하지만 이명박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20조원)보다 여전히 규모가 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무분별한 재정 투입에 따른 예산 낭비도 우려된다. 예타 면제사업 선정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지역의 반발도 예상된다.

정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의결했다. 예타 면제 사업 가운데 두드러지는 영역은 광역 교통·물류망 구축이다. 전체 사업비 중 45%인 10조9000억원에 육박한다. 또 도로·철도는 24%인 5조7000억원에 달했다. 정부가 지역 삶의 질 개선 영역에 담았지만 사업 성격으로 볼 때 사실상 생활형 SOC로 분류할 수 있는 사업도 17%(4조원)였다. 합치면 SOC만 86%(20조5000억원)다. 국회에서 확정된 올 SOC 예산(19조7000억원)보다 많다. 교통·물류·도로·철도는 대표적인 SOC 시설로, 정부가 예타 면제를 통해 사실상 경기부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R&D투자는 15%인 3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2020년 예산에 반영한 후 추진된다. 지역 주민 삶의 질 영역 중 환경·의료시설은 6000억원(2.5%)에 그쳤다.

사업규모 면에서 가장 큰 사업은 김천과 거제를 연결하는 172㎞ 구간의 남북내륙철도로 4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서울~거제 구간이 현재 4시간30분에서 2시간40분대로 단축될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평택~오송 46㎞ 복복선화 사업은 사업비 3조1000억원이 들어간다. 고속열차가 교차하는 병목구간에 복선을 추가 건설하는 내용이다.

원칙적으로 수도권은 배제했다. 다만 도봉산 포천선 1조원 사업은 지역 주민 삶의 질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예타 면제 사업에 포함됐다. 도시철도 7호선을 접경지역인 포천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대전을 찾아 적극 검토를 약속했던 대전도시철도 2호선 트램이 명단에 올랐다. 새만금국제공항, 충북선 철도고속화, 서남해안 관광도로 등도 혜택을 받게 됐다.

그러나 관심이 상당했던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은 빠졌다. 계양~강화 고속도로 역시 제외됐다. 정부는 두 사업의 경우 올해 안에 예타 완료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제천~영월 고속도로, 문경~김천 철도, 경전선 전철화 등 3곳은 타당성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예타 대상 사업으로 선정했으며 민자사업인 사상~해운대 고속도로는 민자적격성을 조사한다. 정부는 2029년까지 10년간 연평균 1조9000억원이 소요되기 때문에 올해 정부 재정 총지출 470조원과 비교할 때 큰 부담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예타 미비점에 대한 검토작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 한 곳에서 수행하는 예타를 다른 전문기관도 추가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