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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협상 다시 원점으로…영 "재협상 추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30 15:04

수정 2019.01.30 15:04

Britain's Prime Minister Theresa May speaks during a debate on her Brexit 'plan B' in Parliament, in London, Britain, January 29, 2019. UK Parliament/Mark Duffy/Handout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HAS BEEN SUPPLIED BY A THIRD PARTY. <All rights reserved by Yonhap News Agency>
Britain's Prime Minister Theresa May speaks during a debate on her Brexit 'plan B' in Parliament, in London, Britain, January 29, 2019. UK Parliament/Mark Duffy/Handout via REUTERS ATTENTION EDITORS - THIS IMAGE HAS BEEN SUPPLIED BY A THIRD PARTY.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영국이 재협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EU는 지난해 영국 정부와 합의한 협상안이 유일무이한 방안이라며 재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아일랜드 국경 문제가 브렉시트 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브렉시트 시한을 늦추는 수정안은 부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영 의회는 29일(현지시간) 브렉시트 재협상에 나서겠다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방안을 찬성 317대 반대 301 표로 승인했다.
패배가 확실한 자신의 브렉시트 안을 버리고 아일랜드 국경문제에 관한 기존 합의 대신 대안을 찾는다는 내용의 메이 총리 제안이 의회에서 받아들여진 것이다.

보수당내 강경 브렉시트파의 압력에 따른 것이지만 3월 29일인 브렉시트 마감시한까지 협상을 다시 진행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해 상황이 혼란 속으로 다시 빠져들게 됐다. 영 의회는 또 브렉시트 시한을 늦추자는 이벤트 쿠퍼 노동당 의원 등이 공동발의한 쿠퍼안은 반대 321대 찬성 298 표로 기각했다. 쿠퍼안이 기각된 뒤 노딜 브렉시트는 피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최근 10주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던 영국 파운드는 다시 곤두박질 쳤다. 파운드는 이날 장중 달러에 대해 0.55% 하락한 파운드당 1.31달러로 떨어졌다.

메이 총리는 아일랜드에 국경 장벽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은 일시적 조처라는 약속을 EU측으로부터 받는 것으로 문제를 피하려했지만 강경파가 합의에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결국 재협상 카드가 나왔다. 메이는 의회에서 "더이상 교환각서가 아닌 진지하고 법적 구속력이 있는 탈퇴협정으로 변화"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영국의 재협상 추진에 EU는 재협상은 없다고 다시 못박았다. 도널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의 대변인은 EU 정상들이 영국의 움직임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메이 총리에게 앞으로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지 '명확히'할 것을 요구했다. 투스크 의장 대변인은 "이번 (영 의회) 표결로 무질서한 탈퇴(노딜 브렉시트) 위험이 높아졌다"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원하지는 않지만 EU는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영국과 EU가 합의한) 이 합의안은 여전히 영국이 EU에서 질서있게 탈퇴하는 것을 보장하는 최선이자 유일한 해결방안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 역시 재협상이 어렵다는 점은 시인하면서도 반드시 영국 의회가 원하는 바를 얻어내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메이 총리는 재협상이 재개될 경우 EU로부터 어업권, 지브롤터 영유권 문제 등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 역시 우려하고는 있다.

무엇보다 EU가 재협상을 완고히 반대하는 점이 걸림돌이다. 메이 총리 대변인은 이날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간에 10분에 걸친 '꽤나 화기애애한' 통화가 있었다면서도 "영국은 재협상을 원하고, 그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또 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둘러싼 재합의가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나면 노딜 브렉시트에 따른 충격을 줄이기 위해 한 동안 현상태가 유지되는 '이행기' 기한을 2021년으로 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EU가 아일랜드 국경문제에 관한 안전장치(백스톱)를 포기하거나 브렉시트 협정도 없이 수년 동안 이행기를 갖는 것에 동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메이는 2월 13일 이전까지 EU와 새로운 합의에 이르도록 하고, 그때까지 새로운 합의안 마련에 실패하면 의회가 이튿날인 14일 브렉시트와 관련해 새로 표결하도록 하는 시간계획표를 제시했다.
새 합의안이 실패할 경우 의회의 반 브렉시트파는 다음달 노딜 브렉시트를 일단 멈출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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