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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급제동 파월...자산 축소도 조만간 멈출 듯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31 16:57

수정 2019.01.31 16:57

Federal Reserve Board Chairman Jerome Powell arrives to speak at a press conference after the Fed announced interest rates would remain unchanged, in Washington, DC, January 30, 2019. - The Federal Reserve left the key US lending rate unchanged on Wednesday, and said it would be "patient" about maki
Federal Reserve Board Chairman Jerome Powell arrives to speak at a press conference after the Fed announced interest rates would remain unchanged, in Washington, DC, January 30, 2019. - The Federal Reserve left the key US lending rate unchanged on Wednesday, and said it would be "patient" about making any further changes, in the clearest signal yet the central bank has heeded concerns about the economy. (Photo by SAUL LOEB / AFP)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1월 30일(현지시간) 금리인상 종료를 강력하게 시사했다. 이전과 달리 향후 움직임에 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은채 금리인상과 관련해 '인내심'을 갖겠다는 내용을 공식 성명에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2015년 12월 시작된 이번 금리인상 주기가 사실상 끝났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연준은 또 시장 예상대로 자산축소와 관련해서도 당초 축소를 시작하던 당시에 비해 축소 규모가 훨씬 더 작을 것임을 예고해 시장에 충분한 돈이 돌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연준의 통화정책 무게중심이 '정상화'를 위한 '긴축'에서 '중립'으로 이동했다.

금리인상 사실상 종식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이틀 간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금리인상 필요성이 일부 완화됐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정책방향 선회를 공식화했다.
불과 6주 전인 지난해 12월 19일 FOMC에서 연준이 그 해 네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2019년 2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과는 완전히 달라진 흐름이다.

이날 금리를 동결한 FOMC는 성명에서 향후 금리와 관련해 어떤 실마리도 제공하지 않아 지금까지의 금리인상 레이스가 일단 멈출 것임을 예고했다. 연준은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015년 첫번째 금리인상에 나선 뒤 2017년까지 매년 12월 각 한차례 금리를 올렸고, 지난해에는 4번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한 바 있다.

FOMC 성명은 2015년 12월 금리인상 때부터 줄곧 성명에 포함돼 왔던 미래 금리인상 전망에 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대신 지난 1월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관계자들이 줄곧 언급해온 '인내심'이 공식 성명에 들어왔다. 성명은 "세계 경제, 금융시장 움직임, 잠잠한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에 비춰 FOMC는 향후 기준금리 목표치 수정과 관련한 결정을 내리는데 인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이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조정하는 시기와 그 폭은" 경제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은 또 이번 성명에서 그동안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향후 위험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아 주가 폭락, 유가 급락, 글로벌 경기둔화, 무역전쟁, 정치적 불안정성이 경제에 어떤 충격을 줄 지 판단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자산 축소, 끝이 보인다
연준은 이번 회의 뒤 별도 성명을 통해 4조달러 규모의 자산 처리 문제에 대해 따로 언급했다. 연준은 지금 금융위기 기간 시장 안정을 위해 사들인 국채, 모기지증권(MBS) 등 채권을 2017년 10월부터 매각하며 규모를 줄여왔다. 연준의 자산 매각은 시중에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공개시장조작의 역할을 해 금리인상과 함께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연준은 자산매각을 시작하면서 프로그램에 따라 자동적으로 매각이 이뤄지도록 했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이를 신축적으로 적용키로 방향을 틀었다. 경제상황, 시장 반응, 세계 경제 흐름 등을 반영하기로 함으로써 매각을 시작하던 당시에 예상됐던 것보다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한채 매각이 조만간 끝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2017년에는 연준의 자산매각이 끝나면 최대 4조5000억달러 규모에 이르렀던 연준의 보유자산이 1조5000억~3조달러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 바 있다.

FOMC는 성명에서 "경제, 금융시장 상황에 비춰 대차대조표 정상화 마무리에 관한 어떤 세부적인 조정에도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향후 경제여건이 추가 통화완화정책을 필요로 하게 되면 연준이 보유자산 규모와 구성 변화를 포함해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완화 가능성도 열어뒀다.

"확장적 정책이 새 중립"
연준의 공식적인 비둘기 전환에 시장은 환호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지수가 400포인트 넘게 뛰는 등 3대 지수가 1.7% 안팎의 높은 상승세로 마감했다. F.L. 퍼트남 투자운용의 엘런 헤이즌 펀드매니저는 "오늘은 완전한 비둘기의 날"이라며 "추가 완화를 기대한 이들은 연준 성명에 환호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그는 다만 오늘 온전히 비둘기로 보였던 연준이 앞으로 인플레이션이 뛰기 시작하면 정책흐름을 되돌릴 위험은 있다고 덧붙였다.

크레세트 웰스의 창립 파트너 잭 에이블린은 "연준이 지표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더 민감히 반응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은 이제 공정가격을 밑도는 금리에 익숙해진터라 이를 끌어올리는 건 지난한 일이 됐다"고 지적했다.


에이블린은 "통화완화가 새로운 '중립'이 됐다"고 강조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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