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75% 돌파한 비핵화 전망
올해 1월 북미대화 국면에서도 50% 초반대 머물러
교착상태·美 CVID서 FFVD 선회, 비관론에 힘 실었나?
북한 비핵화에 대한 한국인들의 인식은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국면 당시 75%를 돌파하며 높게 치솟았다가 현재 50% 수준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북핵 문제 비관론에 무게가 실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월 북미대화 국면에서도 50% 초반대 머물러
교착상태·美 CVID서 FFVD 선회, 비관론에 힘 실었나?
2일 아산정책연구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한국인의 북한 비핵화 전망은 75.3%에 달했다. 하지만 올해 1월에는 54.6%까지 밀렸다. 남북관계 대전환의 계기가 된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 한 달 전인 3월 55.8%에 비해서도 근소하게 낮아진 셈이다.
6·12 북미정상회담은 미국과 북한 현직 지도자가 최초로 마주 앉는 최초의 사례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판문점선언 이후 개선된 대북인식은 비핵화 가능성으로 이어지며 비핵화 전망을 끌어올렸다.
실제 비핵화를 이끌어내기보다 상징적 의미가 컸던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세부적인 북미간 입장 조율이 난항을 겪으면서 북미관계는 교착상태에 접어들었고, 지난해 11월 초 북미고위급회담이 무제한 연기되면서 비핵화 문제는 수렁 속으로 빠져들었다.
2019년 새해 첫 날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대화 의지를 드러내고 미국도 그동안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완화’ 원칙에서 한 발 물러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로 협상 전략을 바꾸면서 비핵화 논의는 단계적·제한적 수준에서 다시 불이 붙고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북미대화가 교착에서 2차 정상회담 국면으로 넘어갔음에도 비핵화 전망치는 지난해 3월에도 근소하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북미대화의 양상이 과거 실패를 거듭했던 사례와 유사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비핵화에 대한 기대감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산정책연구원는 “최근 6개월 사이 북한 비핵화에 대한 낙관론이 옅어진 것은 40대, 보수층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면서 “북한, 김 위원장에게 호의적일수록 미국에 적대적일수록 북한 비핵화를 낙관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 비핵화 전망에 대한 여론이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대북정책에 대한 한국인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향후 정부는 보다 실질적인 북한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여론 조사는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해 3월 21~22일, 6월 18~20일, 올해 1월 7~9일 진행한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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