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척추·관절 100세 설계] 척추관협착증, 허리통증·다리 저림의 이중고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09 08:00

수정 2019.02.22 15:00

[척추·관절 100세 설계] 척추관협착증, 허리통증·다리 저림의 이중고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권 씨는 1년 새 부쩍 기운 없어 보이는 어머니 모습에 연휴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다. 강단 있고 꼿꼿했던 어머니의 허리는 굽어 있었고, 길을 걷다가도 다리가 아프다며 길가에 쭈그리고 앉기 일쑤였다.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있는지 연신 허리며 다리를 두드리셨다. 허리에서부터 엉덩이와 허벅지로 이어지며 찌릿한 통증이 있다는 어머니의 설명에 권 씨는 허리디스크인가 싶어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어머니의 진단명은 척추관협착증이었다.

실제로 허리디스크로 오해하고 병원을 찾는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이 많다.
두 질환 모두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 주 증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르신들의 경우 척추관협착증일 확률이 높다. 특히 50대 이상 폐경기 이후 여성의 경우, 각별히 주의해야 할 대표 척추 질환이 바로 척추관협착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매년 평균 10만 명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전체 환자의 약 64%가 여성환자로 그 중 80%가 폐경기가 시작되는 50대 이후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후 여성들은 폐경기 이후 여성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뼈와 관절이 쉽게 약해지기 때문에 척추질환에 취약한 연령대다. 하지만 갱년기 우울증과 더불어 이와 같은 현상을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로 인해 척추 뼈와 인대가 굵어져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과 저림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허리를 펴고 오래 걷거나 서 있을 때 다리가 저리거나 감각이 마비되고 터질 듯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앉아서 휴식을 취하거나 가만히 누워있으면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자신의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착각해 방치하기 쉽다.

증상 초기에는 운동을 제한하고 안정을 취하며 소염진통제, 근육 이완제 등의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회복되는 속도가 늦거나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따라서 허리와 다리 통증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단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라면 자신의 뼈와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최소 침습적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기존 척추 수술의 단점을 개선한 척추 내시경술이 각광받고 있다.
기존 수술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위치로 접근하여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고, 작은 구멍을 통해 수술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수술 후 흉터가 작고, 회복속도가 빨라 고령의 환자나 만성 질환자들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다.

/홍영호(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신경외과 전문의)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