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절벽에 인구절벽까지]

설비투자 늘어도 고용 제자리… 유턴기업·외국인 투자 늘려야

반도체 등 산업 고도화로 설비투자-고용 상관관계 줄어
유망 중소·중견기업 유턴 지원..기업경영환경 개선해 투자 유도

설비투자 반등은 올해 시작되고 내년에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고용 측면에서는 뚜렷한 증가세가 전망되지 않고 있다. 단절된 설비투자와 고용의 상관관계가 당분간 지속된다는 의미다. 이미 자동화 등으로 산업고도화가 진행된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다시 노동집약적 산업구조로 회귀할 수는 없다. 따라서 부진한 고용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해외로 이전한 생산공장들의 국내 복귀를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주요국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무는 외국기업의 대한국 투자도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돌아오지 않는 '유턴기업'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국내 설비투자는 2% 늘어날 전망이다. 전망치대로 된다면 지난해 1.7% 역성장에서 반등하는 것이다. 이어 2020년에는 설비투자가 더 늘어나면서 2.3% 성장이 예상된다.

설비투자 회복세에도 고용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올해 설비투자 반등에도 취업자 수 증가는 전년 대비 0.5%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가 역성장한 지난해 취업자수 증가율(0.4%)과 비교해 0.1%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이다. 원인은 늘어난 해외투자와 고용유발 효과가 낮은 반도체 등 장치산업 중심의 설비투자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은은 1월 경제전망에서 "설비투자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회복으로 IT(정보기술) 중심으로 하반기 이후에 회복될 것"이라며 "전기차시장 확대로 2차전지 관련 투자가 늘겠지만 해외생산 설비투자 중심으로 국내투자 증가는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고용을 발생할 수 있는 설비투자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현재 지지부진한 유턴기업 정책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13년부터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을 제정하는 등 유턴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단 52개 기업만 국내로 돌아오는 데 그쳤다.

특히 국내 고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해외로 나간 유망 중소·중견기업들이 국내에 돌아올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10억원을 투입했을 때 늘어나는 고용을 보여주는 '고용유발계수'는 중소기업이 9.7로 대기업(5.5)보다 높다.

최혜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유턴기업 지원정책은 실적이 별로 없고 들어오는 기업도 한계상황에 있는 기업이 대부분"이라며 "대만의 사례처럼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될 정도로 경쟁력 있는 기업이 국내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구개발(R&D) 관련 보조금을 많이 주고, 이를 바탕으로 기업들이 국내에서 새로운 산업을 시작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투자 활성화 노려야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활성화하는 방법도 국내 고용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FDI는 지난 2016년 기준 12.4% 수준으로 주요국과 비교하면 낮다. 미국의 GDP 대비 FDI는 40.3%(2017년 기준)에 이르고 영국 59.6%(2017년), 독일 25.8%(2017년), 네덜란드 118.3%(2017년), 이탈리아 21.4%(2017년) 등이다. 우리보다 FDI 비중이 낮은 나라는 일본(2016년 기준 3.8%) 정도다.

FDI를 주요국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고용이 늘어나는 효과도 발생할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지난 2015년 기준 외국인직접투자 기업의 고용규모는 55만8420명으로, 우리나라 고용의 5.8%를 차지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 2017년 외국인직접투자로 제조업 분야에서 5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제조업 총취업자(456만6000명)의 1.1%에 해당되는 규모다.
FDI를 늘리기 위해서는 국내의 기업경영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외국계 기업들 입장에서는 비용에서 이점이 있어야 생산기지나 지역본부 등을 옮길 유인이 발생한다. 이는 유턴기업에도 적용되는 부분이다.

coddy@fnnews.com 예병정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