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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베트남 경제시찰 동선 주목..삼성전자 갈까?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2 16:30

수정 2019.02.12 16:30

김정은, 정상회담 전 베트남 국빈 초청 가능성
金, 베트남 조기 방문시 경제행보에 나설 전망
삼성 베트남 공장 방문? 비핵화 의지 보일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중앙)이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싱가포르 시내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중앙)이 지난해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싱가포르 시내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이 12일 기준 1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경제행보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그가 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에서 멀지 않은 삼성전자 베트남공장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김정은, 경제행보 동선 주목
김 위원장의 행보에는 많은 의미가 담긴다. 그가 북미대화에 앞서 베트남과 정상회담을 갖고 개혁·개방으로 발전된 베트남의 이곳저곳을 돌아볼 경우 경제개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 북미간 '비핵화·상응조치' 담판을 긍정적으로 전망할 개연성도 커진다.

아직까지 김 위원장이 언제 하노이로 갈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로선 베트남이 김 위원장을 국빈으로 초청하고 북한·베트남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오는 27일로 정해진 북미정상회담 2~3일 전 하노이로 갈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베트남에서 김 위원장의 경제행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국가 지도이념을 '경제개발총력노선'으로 변경해 군사적 성과보다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에서 경제행보를 한다면 곳곳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보게 되고, 남북경협에 대한 확신과 경제개발에 의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투자국으로 신남방 지역 중에서 한국의 입김이 가장 강한 곳이기도 하다.

베트남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AON 72타워는 경남건설이 지었고, 두 번째로 높은 롯데센터 하노이는 전망대를 갖춘 복합 쇼핑·관광·엔터테인먼트몰이다. 마식령스키장·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를 건설하는 등 관광산업 육성에 관심을 보인 김 위원장에게 이는 영감을 줄 수 있다.

베트남 삼성전자 깜짝 방문하나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의 존재도 김 위원장에게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법인은 지난해 600억달러를 수출했는데 이는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에 해당한다. 삼성전자는 단순한 전자회사가 아닌 베트남 경제의 주요 플레이어로 부상한 셈이다.

북미정상회담이 벌어지는 하노이에서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까지의 거리는 약 40km로 1시간이면 가볼 수 있다. 만약 김 위원장이 이 공장을 방문한다면 최근 커지고 있는 북한 비핵화 비관론을 잠재우고, 변화의 의지도 대내외에 명징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번 기업인 방북 당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났던 이재용 부회장이 남북간 경협 확대와 베트남의 '효자기업'으로서 삼성전자 총수라는 명분아래 방북에 이어 두번째 김 위원장과 깜짝 회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이 북미 베트남 담판에서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더해 국제사회가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의 사찰·검증을 받아들인다면 미국도 보상조치로서 제재완화 카드를 북한에 줄 수 있다.

북한과 베트남은 유사한 점이 많다. 두 나라 모두 사회주의 국가고, 자원은 많지 않지만 높은 교육열에 따른 양질의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개혁개방이 이뤄진다면 김 위원장이 목도하는 베트남의 발전상은 그저 '청사진'이 아닌 현실성 있는 목표가 될 수 있다.

또 베트남 최대투자국인 한국과 비상하는 베트남이 서로 '윈·윈'하는 모습에서 제재완화 국면에서 재개될 가능성이 높은 개성공단과 북한 경제의 미래 모습도 그려볼 수 있다.
경제개발에 대한 희망은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전향적인 모습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베트남과 북한은 같은 사회주의 국가로 베트남이 국빈 초청의 형식으로 김 위원장을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 연구위원은 "북한이 원하는 경제발전의 양식이 대외투자에 기반한 베트남식 모델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한국 기업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경제시찰을 할 것이라고 예단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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