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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 종양세포에 딸기 '효과'…종양세포 사멸율 '3배'

뉴스1

입력 2019.02.13 08:05

수정 2019.02.13 08:05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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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마르케 폴리테크닉 大 연구진, 비교실험 통해 규명

(서울=뉴스1) 김규빈 인턴기자 = 딸기가 자궁 종양세포를 3배 빨리 사멸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이는 딸기 속에 있는 붉은색을 띠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 성분이 종양세포를 만드는 '메신저 RNA(mRNA)' 발현을 억제하고, 이를 변형시켜 스스로 죽게 만들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마르케 폴리테크닉 대학교 진단 과학과 프란체스카 기암피에리 교수팀은 딸기에서 추출한 안토시아닌 50㎍/㎖(용액 1밀리리터당 50마이크로 그램)을 자궁 근종 세포에 뿌리고 48시간 뒤 크기와 진행정도 등을 관찰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고 밝혔다.

자궁 근종은 자궁의 근육인 평활근이 과도하게 증식해 생긴 혹으로, '양성 종양'이다. 이 중 0.1%만 악성종양(암)으로 이어지게 된다. 성인 여성의 70%에서 1~10㎝ 크기의 자궁 근종이 여러 개 발견될 정도로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빈뇨, 생리량 과다, 변비 등의 증상이 있지만, 대부분은 증상이 없다. 유전, 에스트로겐 분비, 흡연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자궁 근종은 에스트로겐의 분비량, 면역력 등에 따라 크기가 커지기도 하고 아예 사라지기 때문에 꼭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Δ5cm 이상의 다발성 자궁근종 Δ자궁의 가장 안쪽 점막에 생긴 '점막하 근종' Δ자궁근종의 무게가 250g이 넘는 거대 자궁근종 Δ자궁경부에 생긴 근종 Δ근종의 석회화(딱딱하게 굳어지는 것)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불임, 과다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수술이 필요하다. 복강경 수술로 자궁 근종만 제거할 수 있지만, 자궁 옆 인대, 골반, 자궁내막까지 퍼졌다면 자궁절제술을 고려해야 한다.

연구팀은 자궁에 생긴 종양 덩어리를 가로, 세로가 각각 1.5㎝가 되도록 얇게 잘라 유리 슬라이드판에 붙이고 형광 색소인 '프로피디움 요오드화물(Propidium iodide)'을 묻혔다. 이때 사멸한 종양세포들은 세포막이 손상돼있어 쉽게 염색약이 들어간다. 현미경으로 사멸한 종양세포의 수와 크기 변화 등을 조사해 '종양세포 사멸률'을 비교 위험도(RR)로 나타냈다. 아무것도 뿌리지 않은 유리판을 기준값인 1로 잡아 비교했다. 그 결과, 안토시아닌을 처리한 유리판은 비교위험도가 3으로 나왔다. 이는 안토시아닌이 종양세포의 사멸을 3배 더 유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현미경으로 안토시아닌을 처리한 종양세포를 관찰한 결과, 골수세포의 이동을 막아 종양세포의 보금자리를 만드는 물질인 '피브로넥틴(fibronectin)'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추가연구에서는 안토시아닌은 배아가 착상하는 '자궁내막'보다 자궁을 이루는 내부 근육인 '자궁 평활근'에 더 잘 작용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기암피에리 교수는 "이번 논문은 딸기 속 안토시아닌이 종양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최초의 연구"라며 "자궁근종은 수술을 받아도 재발이 잦은 만큼, 평소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해 예방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세포생리학 저널 (Journal of Cellular Physiology)' 5월 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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