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콘자기술혁신도시에 과학기술원 건립 사업 킥오프 미팅 가져
EDCF 차관 통해 KAIST의 교육·연구 프로그램 전체를 해외에 전수하는 첫 사례
EDCF 차관 통해 KAIST의 교육·연구 프로그램 전체를 해외에 전수하는 첫 사례
한국과학기술원(KAIST)는 대외경제협력기금(이하 EDCF)을 통해 케냐 정부가 발주한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을 위한 컨설팅사업 분야 킥오프(Kick Off) 미팅을 12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 인근 콘자기술혁신도시에서 가졌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킥오프 미팅에는 신성철 총장과 정근모 석좌교수(전 과학기술처 장관·케냐정부 고문), 박희경 연구부총장, 프로젝트 총괄담당자인 김학성 교수 등 KAIST 인사를 비롯해 최영한 주케냐 한국대사·유태원 부사장(선진엔지니어링)·이건섭 전무(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등 한국 측 관계자가 참석했다.
케냐 측에서는 카마우 뚜게(Kamau THUGGE) 재무부 차관·콜레트 A. 수다(Collette A. SUDA) 교육부 수석차관 겸 대학교육연구국 차관·제롬 오치앵(Jerome OCHIENG) 정보통신기술혁신부 차관·존 타누이(John TANUI) 콘자기술혁신도시개발청장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은 케냐 정부가 ‘아프리카 실리콘밸리’ 건설을 목표로 나이로비 인근에 조성 중인 콘자기술혁신도시(Konza Technopolis City)의 핵심 주력 사업이다.
오는 2030년까지 중진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케냐 정부는 그동안 중장기 국가발전계획인 ‘케냐 비전 2030’을 수립하고 이공계 핵심인력 양성을 통해 이를 달성하고자 2021년 개교를 목표로 ‘케냐 과학기술원(Keny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건립을 추진해왔다.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 사업은 우리 정부로부터 EDCF 차관을 제공받아 총 사업비가 1,070억 원(약 9,500만 달러) 규모로 추진되는데 KAIST 컨소시엄이 따낸 교육·건축설계 및 감리 등 컨설팅 분야에는 모두 106억 원(945만 달러)이 투입된다.
케냐 정부는 컨설팅 분야의 주관사업자 선정을 위해 작년 6월부터 한국 내에서 대학과 기업을 대상으로 경쟁 입찰을 진행해 왔다.
이후 약 4개월에 걸친 진행된 평가 끝에 주관기관인 KAIST가 교육을 맡고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가 건축설계를, 선진엔지니어링이 감리를 각각 맡는 KAIST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케냐 정부와는 지난해 말 최종계약을 체결했다.
KAIST는 이날 열린 킥오프 미팅을 시작으로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을 위한 본격적인 컨설팅 작업에 들어간다.
KAIST는 우선 올해부터 향후 36개월간 ▲기계공학·전기및전자공학·ICT 공학·화학공학·토목공학·농업생명공학 등 6개 핵심학과와 공통 기초과학 프로그램의 설계 ▲교육·실험 및 일반 기자재 공급계획 ▲산학 협력을 포함한 대학 경영계획 등의 분야에서 컨설팅을 수행할 계획이다.
‘케냐 과학기술원’ 건립을 위한 컨설팅 사업은 KAIST의 교육·연구 혁신모델이 통째로 첫 수출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 의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간 중동이나 중국에 KAIST의 교육·연구관련 프로그램이 일부 수출된 적은 있지만 케냐와 같이 통째로 수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971년 개교이후 산업화 시대 우리나라 경제의 초고속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KAIST의 과학기술 교육은 사실 오래 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벤치마킹 모델로 부각돼 왔다.
KAIST의 교육·연구프로그램과 건축설계 및 감리·건설회사(건설회사 선정은 컨설팅 기간 중 별도의 입찰로 진행 예정)를 패키지로 묶어 수출하는 사례는 이번‘케냐 과학기술원’프로젝트가 처음이다.
‘케냐 과학기술원’ 프로젝트는 특히 국내의 의료·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고등교육서비스업과 건설업을 패키지로 엮은 새로운 ‘신성장 동력’ 창출을 통해 이를 중동과 아프리카·중남미·중앙아시아 등에 수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국내외로부터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밖에 ‘케냐 과학기술원’ 프로젝트는 과기정통부가 추진 중인 ‘과학기술 ODA 10대 선도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고경력 은퇴자나 경험이 필요한 젊은 과학자 등 국내의 우수한 과학기술 인력의 글로벌 활용은 물론 유휴 연구 장비의 활용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케냐 과학기술원이 첨단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대학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충실한 지원을 통해 과학기술 기반 ODA 차관사업의 모범적인 성공 사례를 창출하고 케냐의 근대화에 KAIST가 기여함으로써 아프리카에서 대한민국 첨단 지식산업의 지경(地境)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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