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협상 마감시한 연장 가능성… 트럼프 직접 언급

"내키진 않지만 염두" 中 압박.. 연장시 내달 對中추가관세 유예
북한 일정으로 미룬 양국회담.. 3월 1일 이후로 날짜 정할 듯
금주 고위급 협상선 초안 마련

【 서울·베이징=송경재 기자 조창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협상 마감시한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을 압박해 제대로 된 합의를 이끌어 낼 것이라면서 "협상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관세율 인상을 피하기 위해 현재 3월 1일로 돼 있는 중국과 협상 마감시한을 연장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동안 미 행정부 관계자, 백악관 소식통을 통한 마감시한 연장 얘기는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통해 직접 마감시한 연장 가능성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는 협상이 잘 진행된다는 전제 하에 마감시한 연장도 생각해 볼 수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각의 모두 발언에서 "제대로 된 협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수준까지 협상이 근접한다면, 또 그렇게 된다면 약간 미루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압박도 늦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그러나 뭉뚱그려 말하자면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내키지는 않지만 중국이 협상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마감시한 연장도 가능할 수 있다며 중국 압박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미국은 11일부터 베이징에서 중국 측과 협상에 들어갔고, 이번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류 허 부총리 등 중국 측과 고위급 회담에 나선다.

무역협상에서 미국은 중국으로부터 교역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미국 제품 추가 구매 등 일부 양보를 받아내기는 했지만 핵심 이슈에서는 여전히 중국이 고집을 꺾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은 기술 강제이전 방지 등 지적재산권 보호, 중국의 산업 보조금 지급 중단 등 경제구조 개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 부문에서는 협상에 큰 진전이 없는 상태여서 추가 협상이 필요해 보인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미국 행정부의 공식 입장은 마감시한 연장은 없다는 것이었다. 대중 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1일 기자들에게 "마감시한은 하나 밖에 없고, 이는 3월 1일 자정"이라면서 "(협상이) 3월 1일을 넘기면 관세가 올라간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면 3월 2일 0시 1분부터 중국 제품 20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자동적으로 끌어올리도록 법안을 만들어놨다. 트럼프도 마감시한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2월 중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나 협상 주요 걸림돌에 대한 '빅딜'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간 정상회담이 이달말로 날짜가 정해졌고, 중국은 북미 정상회담 뒤 곧바로 미중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했다.

그렇지만 백악관 보좌진들은 트럼프에게 북한 문제와 중국 문제를 연계시키지 말아야 한다면서 중국 측이 제안한 베이징 회담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트럼프는 보좌진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지난주 미중 정상회담을 연기했고, 3월 1일을 넘겨 가급적 빨리 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이 협상의 귀재라는 주장을 다시 펼쳤다. 그는 "중국은 협상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서 "(그러나) 나는 이 협상이 1년짜리 겉으로만 그럴싸한 협상이 아닌 진정한 협상이 되기를 원한다"고 운을 뗐다. 트럼프는 이어 "진짜 협상, 중국과 진짜 협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면서 "전에는 이런 입장이었던 적이 없었다"며 자신의 관세를 통한 대중 압박이 미국에 유리한 제대로 된 협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바탕을 만들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협상팀이 매듭짓지 못할 부분을 타결짓기 위해 '언젠가는' 시 주석과 만나게 될 것"이라면서 "협상은 바로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과시했다.

한편, 이번주 고위급 협상은 최종적 합의안 대신 큰틀의 무역합의를 위한 초안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회동해 최종 담판을 짓게 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미중 양국이 포괄적 의제를 놓고 실무논의를 벌이는 과정에 합의의 '구속력' 문제가 최대 화두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미국측이 우선으로 삼는 것은 미·중 합의의 실제 효력 발휘 여부라고 12일 보도했다. 결국 합의의 효력을 보장할 장치마련이 초안 도출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