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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수십년 전 모델 안통해… 北이 원하는 건 임금이 아닌 산업경쟁력"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5 17:37

수정 2019.02.15 17:37

GEEF 남북경협 라운드 테이블.. 김주현 fn사장, 경제적 목표 강조
문정인 특보 "국제환경 조성 선결".. 이인영 의원 "경협으로 추가 성장"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주최로 15일 서울 연세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9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남북경제협력 라운드 테이블에서 초청 패널로 참석한 김주현 파이낸셜뉴스 사장이 효율적인 남북경협 등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이인영 국회 남북경협특위 위원장, 지상욱 국회 남북경협특위 간사, 박경애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 김 사장, 강성진 고려대 교수. 사진=박범준 기자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 주최로 15일 서울 연세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9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 남북경제협력 라운드 테이블에서 초청 패널로 참석한 김주현 파이낸셜뉴스 사장이 효율적인 남북경협 등에 대해 얘기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 이인영 국회 남북경협특위 위원장, 지상욱 국회 남북경협특위 간사, 박경애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 김 사장, 강성진 고려대 교수. 사진=박범준 기자

"남북 경제협력이 지속가능한 모델이 되려면 서로 공통된 경제적 목표부터 만들고 협력을 이어가야 한다."

15일 서울 연세로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9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의 '남북경제협력 특별 라운드 테이블 세션'에 참석한 김주현 파이낸셜뉴스 사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이달 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경협 전망, 북·미 회담의 비핵화 로드맵 등을 놓고 외교통일 전문가그룹이 모여 다양한 방향성 등을 논의한 자리에서 '일회성' 아닌 '항구적 남북경협'의 성공적인 조건은 우선 남북 간 경제적 목표 공유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드웨어적 협력도 중요하지만 남북경협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남북 당국이 먼저 내용상의 경협, 즉 소프트웨어 분야의 진정성 있는 공조가 필요충분조건이라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남북경협이 지속하려면 국내외적으로 변화한 경제상황을 제대로 인식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해야 하며, 이제는 더 이상 수십년 전 모델은 안 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북경협이 약 20년 전 물꼬가 트였음에도 지속되지 못한 이유로 정치, 군사, 안보 등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무엇보다 남과 북이 경협을 통해 이루려는 경제적 목표가 상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남북은 지난 1998년 금강산 관광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교류가 시작됐는데, 당시만 해도 남북은 동일한 목표의식이 아니라 서로 다른 목표로 협력을 시작해 지속가능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경협을 통해 일종의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면서 북한의 변화를 기대함과 동시에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에 활로를 열어주자는 측면이었지만, 북한은 우리와 달리 1990년도에 원체 어려운 시기를 겪었기에 생존을 위해 체제 영향을 최대한 덜 받으면서 (우리로부터) 시드머니를 확보하는 목표로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경제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다르다 보니 급변하는 외부적 요인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었던 점도 지적됐다. 김 사장은 "현재 시점에서의 남북경협은 북한의 변화한 노동시장 환경도 고려해야 하는데, 현재 북한이 필요한 건 임금이 아니다. 북한은 현재 우리나라 60년대 후반과 같이 수입품을 대체할 내수산업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수출산업을 키워 나가고자 하는 경쟁력"이라며 "남북 경제협력이 지속가능하려면 남한이 이에 대한 인식부터 제대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는 27~28일 양일간 베트남에서 열리는 2차 북·미 회담 이후 남북경협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이 증폭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라운드 테이블에서는 남북경협이 지속돼야 하는 이유를 △한국경제 재도약 기회 △평화의 경제적 토대 마련 △정치·군사적 통일의 촉매제 역할로 설정했다.

국회 남북경협특위 위원장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는 고성장 시대에서 저성장 시대로 전환하고 있는데 남북경협을 통해 0.5~1% 정도 추가성장 계기를 만들 수 있다"며 "남북경협이 오히려 정치·군사적으로 평화적 통일을 확보하는 시간을 앞당겨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사회를 본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는 "2차 북·미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그다음에 제일 희망을 걸 수 있는 것이 남북경협"이라며 "무엇보다 남북경협이 지속가능하려면 북한 내부의 목표와 조건을 잘 파악해야 하고, 비핵화와 국제제재 등의 국제적 환경 조성이 선결돼야 할 것"이라며 밝혔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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