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포스트 하노이 회담 종교계 지원사격 논의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 통합의 최일선인 종교계를 시작으로 '포스트 북·미 2차 정상회담'에 대비한 남북교류 구상을 본격화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7대 종단 지도자들과의 오찬엔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정상화에서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큰 진전'이란 발언은 북·미 정상회담이 '스몰딜'이 될 것이란 일부의 우려섞인 전망을 불식시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앞두고 속도조절론을 재언급하면서, '우리는 단지 (핵·미사일) 실험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른바 '스몰딜'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문 대통령은 7대 종단 지도자들에게 "지난번 뵀을 땐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안팎으로 나라의 기틀을 세우는 시간이었고, 한반도 상황도 살얼음판을 딛듯 아주 조심스러웠다"며 "눈앞에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을 반드시 성공시켜 평화·화합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아주 컸다"고 회고했다.

오찬에선 '하노이 회담'의 성공을 전제로, 특히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한 종교계 남북교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거론됐다.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는 "평양 유일의 성당인 장충성당이 벽에 금이 가는 등 복원이 필요한 상황인데, 현재 관련한 협의를 하고 있다"며 "주교들이 평양을 방문해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문체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기 바란다"며 "예를 들면 북한의 장충성당 복원 같으면 그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지만, 나중에 언젠가 교황께서 북한을 방문하시게 될 때도 일정, 프로그램 속에 포함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를 조성해 나간다는 면에서도 우리 정부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앞서 사전환담 자리에서 "(제가) 오찬에 초청받은 줄 알고 교황님과 파롤린 추기경님이 대통령께 안부를 전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교황청의 국무총리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해 10월 문 대통령이 교황청을 공식방문했을 때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를 집전한 바 있다.

김 대주교는 교황청 대사관이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에게 전달한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흰색 봉투를 문 대통령에게 건네기도 했다.

불교계를 대표해 원행 조계종 총무원장은 "2019년 새해맞이 행사로 금강산을 방문해서 북측 관계자들과 신계사 템플스테이 추진방안을 협의했다"고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아마 우리가 남북 간에 경제협력이 시작된다면 가장 먼저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금강산 관광인데, 공식적으로 금강산 관광이 과거처럼 방식으로 그런 규모로 시작되기 이전에도 만약에 신계사 템플스테이 이런 것이 이루어진다면, 금강산 관광의 길을 먼저 여는 그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 국회와 정치권 일각에서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거나 북한군이 남파됐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왜곡·폄훼하는 것은 우리 민주화 역사와 헌법 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자유한국당 발 '5·18 망언' 파문과 관련해 이같이 언급한 뒤 "국회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할 자기부정이기도 하다"라고 강조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